내가 이 책을 읽은 것을, 홍대 스타일, 홍대의 지도가 너무너무 궁금해서가 아니다.

나는 홍대, 지독히도 중심에 12년 가량을 살았고, 홍대를 너무나도 잘 알면서 너무나도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책에서 홍대의 구석구석을 어떻게 소개해 놨을지가 참 궁금했는데, 그건 호기심보다는 '얼마나 잘 해놨나' 하는... 그런 심정으로 책을 열어 보았다.

홍대에 살았지만, 홍대쪽이 직장이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상으로 홍대에 머무르는 시간이 덜했기 때문이다,라는 변명을 우선 깔아놓고 얘기하자면, 이 책을 보니, 눈에 익은 이름들도 보이고, 그렇지 않은 곳도 제법된다.

산울림 소극장, 뿔랄라 수집관, 김대범소극장, 온고당, 퍼플레코드, 와우공원, 와이즈파크, 북스리브로, 밤삼킨별, 루나미, 심플비, 수카라, 미루카페, 재머스, 빵......

이렇게 익숙한 이름 외에 것들이 낯설고, 나에게 낯익은 이름들이 없는 것을 확인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이 이름들이 또 사실, 얼마나 갈 것인가...

홍대는 아주 오래 터를 잡고 있는 곳들도 있지만, 홍대에 왔다 금방 사라져 버리고 잊혀져 버리는 이름들도 많이 있다. 어쩌면, 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정기적인 간격, 홍대가 변화하는 패턴, 그 시간의 간격들 만큼이나 업그레이드 되지 않는다면, 이 책은 좋은 안내서는 될 수 없을 것 같다.

대신, 이 책에서 소개된, 책의 이름처럼 '지금은'이라는 단서가 붙었으므로, 그 시간의 홍대 스타일을 보고, 곱씹고 싶은 것이라면, 이 책은 한 번 읽고 치워버리는 주간, 혹은 월간 잡지류의 책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벌써.. 미루카페가 곧 문을 닫을 것이라고 하니까..(집이랑 아주 가까이에 있었는데)

이 책에서 또 하나의 이름이 홍대 스타일에서 사라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