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마시기 시작한지는, 이제 한 손가락을 꼽을 정도의 해를 지나온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커피를 지독하게도 음미하는 사람들을 보고, 커피를 마시지 않을 적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하긴.. '커피 중독'이라는 단어를 마시기 전에도 들어온 터라, 애초부터 시작하지 않으려는 생각도 있었긴 했다. 왜냐면, 어쨌든 '카페인'에 대한 인식이 좋지만은 않았으므로.

하지만, 원두를 갈아 드립해 마시면서, 그 부드러운 커피맛, 그리고, 커피향에, 잠깐 사이에 나는 취해 버렸고, 지금은 중독까지는 아니지만, 아예 입도 대지 않았던 수십년의 시간들을 생각할 때, 너무나 급속도로 빠져 버렸다.

그래서, 하루에 한잔에서 세잔 정도의 커피를 드립해서 마신다.

그리고, 원두 커피만 마신다.

그러면서, 자연히, 책을 좋아해 책을 사거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커피에 관한 책도 찾아보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바리스타가 될 것이 아니었고, 전문적인 시험을 준비하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커피에 관한 너무 정보적인 지루한 책, 바리스타가 되기 위한 전문적인 책들은 도움은 되었으나 재미는 없었다.

그 때, 발견한 책. 이 책은 커피를 찾아 떠나는 작가의 여행의 기록이기 때문에, 그냥 정보도서들과 달리 재미도 있고, 책을 읽으면서, 그 커피의 길들을 따라 나도 한 번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하지만, 음미해서 책을 읽을 수록, 그 험난한 길들의 작가의 노력이 단순히 호기심으로 나서는 길이 되어서는, 초보자는 안되겠구나,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이 책은, 직접 떠나지 않아도, 너무 고생하지 않아도, 간접적으로 그 길들을 동행하고 있는 느낌을 받아서 좋았고, 그리고, 그 와중에 자연스럽고 재미지게 커피에 관한 이야기들을 알게 되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