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작가, 모옌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들은지가 꽤 되었다.

항상, 문학이건 평화건 노벨**상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노벨**의 각 분야 상들을 누가 수상하게 될지는 세계의 사람들의 관심사가 된다. 그러므로 문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과 그들 중에 포함되어 있는 나도 각 상들이 선택한 영웅이 누가 되느냐에 관심이 많지만 무엇보다도 노벨문학상이 선택한 작가가 누구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것을 알았을 때 그의 작품을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작품 중의 하나라도 읽어보지 않고는 어쩌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그가 이루어낸 세기의 수상을 이끈 그의 작품들 중에 무엇을 먼저 읽어야할지 한참을 망설일 수 밖에 없었는데, 그 때, 모옌의 인터뷰 중에 작가가 가장 애착가는 작품이 '달빛을 베다'라는 문장이 눈에 확 들어왔다. 그 인터뷰의 진실에 대해서는 작가가 가장 진짜 마음을 알겠지만, 어쨌든, 그 인터뷰 당시에 그런 마음이었다는 것만은 분명하므로, 나는 작가가 나에게 추천해 준 작가의 책이라는 혼자만의 마음가짐으로 이 책을 들었다.

달빛을 베다,는 단편소설집이다. 그것이 다행인지 아닌지는 알수가 없다. 왜냐면, 이 때에 나는 막 중국작가들의 작품들을 연달아 읽어내고 있는 중이었고, 그 시대적인 배경마저 엇비슷한 작가들의 작품들에서 약간은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있는 중이었고, 그래서 달빛을 베다라,라는 역작을 들었을 때, 미리 펼쳐 보지 않고, 장편소설인가에 대해 지레 겁먹고 있던 중이었으므로, 그 당시의 주관적 감정으로 내가 단편소설집임을 다행으로 여겼다고 객관적으로 평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단편 소설들을 한 편 한 편 읽으면서, 그 짧지만 짜임새 있음에 진심으로 감탄하였다.

그리고, 작가가 미리 언질을 주었듯이, 도깨비 얘기, 귀신 얘기와 같은 옛날 얘기들을 듣지 않고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들을 가지고 글을 쓸 수 있었다는 작가의 말에 동감을 하듯, 그 이야기들은 뭔가 우리 고전과 맥락을 같이 하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은 내 착각이었을까?

어쨌든, 이야기를 많이 들어와 풍부한 이야기 감성을 가진, 이 위대한 노벨이 택한 작가를 내가 함부러 평할 수는 없지만, 이 소설, 달빛을 베다,는 어쨌든 우리네 고전소설처럼, 뭔가 풍자적이고 교훈적이면서도 옛 이야기 같고, 그러면서도, 현대 문학의 단단함을 가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