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시간이라는, 숫자로 계산하지 않아도 듣는 순간에 참 많은 시간을 여행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시간이라는, 그 시간동안, 남미를 여행하면서, 그 보다 적은 시간을 투자한 어떤 사람들도 겪을 수 없는 수많은 사건과 감정들을 여과없이 보여주는 책.

나는 이 책을 읽는 동안, 그 찌질함에 눈쌀도 찌뿌렸다가, 그 용기백배한 행동에 박수도 쳤다가, 그 무모함에 심장이 덜컹거렸다가, 그 마음가짐에 찡~한 슬픔도 느꼈다가, 그 어처구니 없음에 한껏 웃었다가.... 오만가지 감정을 다 쏟아부었던 것 같다.

한 권으로 끝나지 않는 책의 방대함에 걸맞게 이 책 속에는, 평범하게 살았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 않겠나 싶을 정도의, 수많은 사건과 마음들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저자가 자신의 그 시간들을 잊지 않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저 혼자만 묵혀두기에는 아까워 공유하고 싶기도 했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그의 이야기가 쓰여진 글자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것에 대해서 나는 독자로서 참으로 고마운 마음이 들고, 그 마음이 나와 같은 사람이 많아서 이 책이 참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나 싶다.

물론 책을 읽으면서, 나는 도저히, 나는 절대, 이렇게 여행할 수 없을 것 같다, 이렇게 여행하고 싶지 않다, 라는 마음이 들었던 적이 수십번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남미를 미친듯이 활보한 저자의 용기와 행보가 너무도 부럽기도 하고, 도전해보고 싶기도 하다.

1만 시간동안의 남미. 남미는 그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보여 주었고, 그렇기에 우리도 간접적으로 너무나 많은 것을 저자를 통해 보게 되었지만, 그럼에도, 남미 또한 저자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것은, 오지랖일까?

여튼, 나는 저자의 여행의 모든 시간들을 존경하지만, 나는 결코,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기에,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내는 것으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