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는 동안은 떠나지 못했고, 떠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생겨났을 때는, 남들처럼 해외여행을 하는 것이 여행인 것처럼 비행기에 올랐던 적이 있다.

그런데,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것은, 나는 낯선 곳에서 누구의 시선도 받지 않고 주위의 모든 것에 경탄하는 시간들을 가지며 내 현실에서 조금은 마음을 떠나 보내고 싶었던 것이지, 꼭 그 낯선 나라의 어떤 역사와 문화에 집착했던 것은 아니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제 우리나라의 많은 아름답고도 낯선 곳에서, 지난 여행들의 설레임을 똑같이 느끼고 있다.

그런데, 그게 이제 막 시작된 설레임이라 나는 아직도 국내에 가보지 못한 많은 곳들이 궁금하고 그곳들에 가기 위한 계획들을 계속적으로 짜보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럴 때, 국내 여행에 있어서는 아직 초보인 나를 위해서 가이드가 되어 줄 사람, 가이드가 되어 줄 책이 필요한데, 그래서 나는 많은 국내여행과 관련된 책들을 보아왔지만, 그리고 그 중에서 참말 좋았던 책들을 리뷰를 작성하며 소개하기도 했지만, 나는 이 책만큼은 그냥 여행책으로 좋으니 한 번 보라는 식으로 말하고 싶지가 않아진다.

그건, 아마도, 내 개인적으로 시인인 최갑수 작가의 여행 에세이를 좋아하고, 그 글들 속에 담긴 소박함과 진심을 또한 너무도 좋아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나는 책 표지마저도 감성을 자극시키는 이 책의 첫 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나의 여행을 위한 여행서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여행을 이야기하는 한 권의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이 책을 읽어 나가고 있었다.

이 느낌이나 이 방식에 대하여 모두가 공감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이 있어 어떤 책을 어떻게 접하느냐, 어떤 책에 격하게 공감하느냐를 강요할 수 없으니까.

이 경우는 내가 그랬다는 것이고, 그래서, '당신에게, 여행'이라고 말하는 다음 말들은, 이 책을 읽는 사람들 각자가 작성해야 할 감상평으로 달리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