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걸....

그간 영화 제목이든 우스갯 소리든 올드보이는 들어봤건만 올드걸은 첨 들어본다.

나도 이젠 올드걸인데...

첫 만남에 뒷표지에 있는 연애, 결혼, 일로부터 수시로 울컥하는 여자들을 위한 셀프구원의 기록! 이라는 문구가 눈에 많이 띄었다.

나도 점점 나이들어 가면서 수시로 울컥하는 일이 많은데, 내가 꼭 읽어야겠구나 싶었다.

제목은 시집이지만 다른 작가들의 시 48편에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곁들인 산문집이다.

이미 알고 좋아하는 시도 있고, 제목만 들어봤던 것도 생소한 것도 있어, 삶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시선으을 제시하고 있다.

책을 쓴 작가의 소개를 보니 나와 비슷한 나이라 더 반갑다.

저자와 비슷한 시기에 학창시절을 보내어 그런지 조병화님 <남남>,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서정윤의 <홀로서기>,

유재하의 <사랑하기 때문에> 등의 정서적인 시와 예쁜 노래가사에 열광하며 예쁜 편지지,일기장에 옮겨 적었던 공통점이 있다.

그 당시 조그마한 열쇠가 달린 일기장이 여학생들 사이에 얼마나 인기가 있었던지, 글씨체가 예쁜 아이는 친구들 사이에 인기도 무척 많았었고, 친구가 써준 시들을 코팅하여 들고다니기도 했었던 기억이 있다.

남편과의 연애사나, 시어머니에 얽힌 이야기 등 너무 솔직한 글에 적잖이 당황한 부분도 있었고, 보통사람들이라면 숨기고 싶어할 부분까지 과감하게 밝힌 그녀가 조금 놀랍기도 했지만, 비슷한 나이로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탓인지 공감가는 부분도 많았다.

화려하기만 한 일상에 동떨어진 시나 글이 아닌 우리네 삶의 이야기, 한 여자로서, 엄마로서의 이야기라 구구절절 맘에 와 닿았다. '꽃수레'라 불리는 딸의 이야기에 내 딸 이야기 같기도 하고...

때로 엄마로 산다는 것 중

역할.역할의 꽃.엄마 역할.역시 '역할'은 생각을 요구하지 않는다....

엄마 역할을 하는 동안은 내가 나 같지가 않다. 그냥 밥순이, 그냥 아줌마다.

이 부분은 어찌 이리 나와 생각이 같은지 싶기도 하다.

생각조차 요구하지 하는 엄마 역할. 가끔 난 이런 역할 놀이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다.

올드걸이지만 여전히 영~걸이고 싶은 나인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