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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위기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하는 편이다. 특히 성격이 불같고 급하다 보니 일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화가 치미는 타입이라 종종 이성을 잃을 때가 있다. 그래서 조직 내에서 비상사태가 벌어질 때면 항상 미리부터 경계를 하곤 하지만 내 마음대로 쉽게 이성을 붙잡는 것이 잘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나를 이기는 힘’ 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 이 책이 눈에 선뜻 들어왔다. 그런데 중국 사람이 쓴 자기계발서는 처음이라 고사성어나 중국유명인의 일례를 들어서 설명하는 것이 조금 어색하기도 했지만 내 모습를 정확하게 집어내는 것을 보면서 피식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조금 더 이 책을 빨리 만났다면 조직 안에서 생활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았을 텐데 하는 것이다. 내가 직장을 얻기 전에 이 책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기억해두었다면 사회생활이 훨씬 쉽지 않았을까. 그런데 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직장 생활을 했어도 잘 했으리란 장담을 할 순 없는 일이다. 이미 산전수전을 겪은 지금이니까 이 책 내용이 아주 중요한 이야기임을 알 수 있을테니깐.

평상심이란 불안에 떨지 않고 불평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지니고 나의 길을 가는 마음이다. 이 책에서는 세 갈래로 평상심을 설명해 주었는데, 1장 행복을 부르는 평상심, 2장 성공을 부르는 평상심, 3장 사람을 부르는 평상심으로 나뉘어져 있다. 1장 행복을 부르는 평상심에서 딱 나를 말하네~ 하는 부분이 있었다. 인간이 저지르기 쉬운 여섯 가지 실수를 알려주었는데, 여기에 사회 초년생일 때 내가 많이 저질렀던 실수가 있다.

첫 번째, 쉽게 사람을 믿는다.

두 번째, 안하무인의 태도

세 번째, 세 살 버릇은 고치기 힘들다.

네 번째, 지나친 욕심

다섯 번째, 신용카드로 인한 채무

여섯 번째, 과도한 표현

그것은 첫 번째, 쉽게 사람을 믿는 태도이었다. 나는 원체가 솔직해서 그저 마음이 맞는다는 생각만 들면 내 이야기를 그대로 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대학 때 친했던 친구가 나에게 충고해주길 다른 사람에게 공격할 무기를 쥐어주지 말라는 소리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이것은 잘 고쳐지지 않는 버릇 중에 하나이다. 여기서는 ‘자신이 잘 파악하지도 못한 상사나 동료에게 진심으로 대하면서 많은 말을 했다가 경망스럽거나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평을 듣는 사람이 많이 있다’ 라고 하니 이런 사람이 나말고도 ‘많이’ 있다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되었다. ㅋㅋㅋ(위안만 되면 안되는데...^^; 고쳐야지!!!)

내가 한동안 출근하기가 싫어졌던 때가 있었다. 한 두달 전에 있었던 일인데 내가 평소에 업무적으로 존경하던 분이 내가 했던 말을 다른 분께 옮기셨단다. 그것을 전해들었을 때 내 마음이 어땠겠는가. 사실 인품으로 보나 성격으로 보나 그럴(?) 분으로는 보이지 않았었는데 또 그만 내가 순진하게 속아넘어간 것이었다. 그 일이 있은 후, 바로 그 분의 얼굴을 보는 것조차 무섭고 살 떨리는 게 정말 나가기가 싫더라. 사람이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만큼 어렵고 힘든 것이 없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그러나 실수는 내가 한 것이다. 사실 그 분과 친한 사이도, 이렇다할 관계도 없는데 그냥 무작정 내가 마음을 열어보인 것이니까 말이다. 이런 실수를 통해 다음번에는 더 성장해야지~ 하고 싶은데 내 마음이 다쳤는지 그냥 사회생활에 정이 딱 떨어지는 게 정말 힘들게 지나왔다. 지금은 기대하는 것도, 책임을 질 것도 없이 물 흐르듯이 지나가고 있다. 이렇게 말하면 불성실하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또 일처리면에서는 그렇지만도 않으니까 하며 자위하곤 한다. 그런데 속내를 끄집어놓지 않고 일만 하라고 하면 나 같은 인간은 아마 속 터져 죽을 거다. 정말 입 단속을 해야 하는데....너 그렇게 당하고도 정신 못 차렸니...

2장 성공을 부르는 평상심에 대한 내용에서는 경영철학이 많이 담겨있다. 경영인이 보면 좋을 것 같은 내용이 많은데, 가장 중요한 경영 원칙은 “경영의 근본은 인간이라는 점” 이다. 자신을 위해 기꺼이 헌신할 수 있는 조력자들을 많이 배출해내는 것이 경영의 근본이라고 한다. 정말 우리 오너와는 딴판인 게 정말 이 책을 사서 줄 쳐주고 싶은 게 내 심정이다. 좀 사서 공부 좀 하시지... ㅡ,.ㅡ 사실 내가 입바른 소리를 많이 해서 우리 오너에겐 눈 밖에 나간 상태이다. 그러나 일을 잘 한다는 평가를 조금 받고 있어서 - 내가 보기엔 영 아니지만^^; - 직접적으로 나에게 뭐라고 하지는 않는데 나도 뭐, 그런 오너에게 인정받고 싶진 않다구... ㅡ,.ㅡ 그의 경영철학을 한 마디로 말하면 ‘팔랑 귀’ 이다. 지시사항도 이랬다 저랬다, 누가 뭐라고 하면 이쪽 저쪽... 하여튼 정말 기피해야 할 10가지 유형의 기업주 안에 들어가는 인물이다. 참고로 기피해야 할 10가지 유형의 기업주는 이렇다.

성공의 경험이 없다

모든 일을 독단하는 타입

죽 끓듯 심한 변덕

창업 유공자들을 내쫓는 경영자

복잡한 사생활

탐욕적인 성격

의심이 많다

언행의 불일치

아부를 즐긴다

편협한 성격

이상 10가지 중에서 여섯 가지나 포함되는 우리 오너는 정말...^^; 내가 창업유공자는 아니지만 전체 직원 중에 거의 네 번째로 오래 붙어있었던 사람이니 정말 볼것 못 볼것 다 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편협한 성격은 직원들이 성장하는 꼴을 못 본다고 하는데 직원의 성장을 위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딱 우리 오너이다. 회의 시간에 뭐라고까지 했냐면 한 직원이 공부해놓은 것을 바로 현장실습을 근무시간에 할 수 있으니까 아예 교육비를 내라고 농담까지 했다!! 오히려 공부까지 해서 대단하다고 보너스나 주지 못할 망정..ㅡ,.ㅡ

어쨌든 내가 더 말하고 싶은 부분은 이것이 아니라 인재활용 부분이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를 해야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지만 여기서는 <<자치통감>> 을 인용했다. 인간은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 성인, 군자, 어리석은 자, 소인이다. 첫 번째 성인은 인품과 덕, 재능이 모두 최상의 수준인 인물이고 두 번째 군자는 인품과 덕이 있고 재능도 있지만, 덕이 재능보다 더 나은 인물이다. 세 번째 어리석은 사람은 덕과 재능 모두 없는 인물이고 네 번째 소인은 재능은 있지만 인품과 덕이 매우 낮고, 재능이 덕보다 뛰어난 인물이다. 성인은 매우 드물고 군자는 기용할 수 있지만 어리석은 자와 소인배는 써서는 안될 인물이다. 비상시에 어리석은 자는 기용해도 되지만 소인은 써서는 안된단다. 자, 여기까지 말하면 내가 어디에 속하는지 대충 짐작이 되셨으리란 생각이 드는데 어느 쪽으로 보아도 나는 소인배밖에는 되지를 않으니 나를 기용한 것 자체부터가 오너의 실수일 수 있겠다. 음, 이렇게 놓고 보니 그 나물에 그 밥이군. ^^;

3장 사람을 부르는 평상심에서 인간은 평생동안 공부를 해야 하는데 전문지식을 얻는 ‘유형’ 의 학습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대인관계, 처세 등에 미치는 ‘무형’ 의 학습이 더 영향력이 크다고 한다. ‘무형’ 의 학습은 다음과 같다.

잘못을 인정한다

부끄러움을 안다

부드러움의 힘을 깨닫는다

내려놓는다

여기 중에 나는 점차 경험을 쌓아가면서 뻣뻣했던 목을 좀더 유연하게 하고 강한 카리스마를 드러내기보단 부드러움의 힘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솔직하고 뒷끝없고 딱 부러지는 스타일인 내가 부드러움을 알기란 처음부터 불가능하긴 했지만 주변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서 내가 껍질을 깨고 나오는데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래서 이제 많이 부드러워졌어~ 라는 말을 많이 듣는데 아직은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다. 소인배가 덕을 얼마나 많이 쌓아야 성인까지는 아니더라도 군자 소리는 들을 수 있는 건지...^^; 아직은 갈 길이 멀고 험하지만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고 “나를 이기는 힘, 평상심” 을 얻어가 보고 싶다.

참고로 이 책은 아직 사회에 나가지 않은 졸업반 학생들이 읽어두면 두고 두고 도움이 많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서두에서도 이미 밝혔지만 꼼꼼히 읽어도 경험하지 않은 일이라 그저 그런 자기계발서야~ 하고 무시해버릴 가능성도 있지만 그래도 읽지 않아서 맨 땅에 헤딩한 나보다는 조금은 나을 것이기에 조금이라도 먼저 사회에 나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