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보면 '앨리스'를 언급하는 책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한번, 두번, 세번...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다가... 어느날 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른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 그런데... 차례부터 날 당황하게 만든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105쪽부터 시작된다. 앞에 붙은게 뭐가 이렇게 길어... 너무 길어 뛰어넘기가 부담스러워서 서문부터 읽기로 했다. 서문은 이렇게 시작된다.

..."안 돼, 안 돼! 모험 이야기 먼저. 설명은 시간을 엄청 잡아먹는다고" 그리핀이 참지 못하고 끼어들면서 말했다..."모험 이야기 먼저." 캐럴의 그리핀은 '설명'을 두려워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 모든 독자는 모험이야기가 설명보다 먼저 나와야 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임을 안다. 하지만 서문은 불가피하게 모험의 앞에 와야 하고, 서문은 설명을 의미하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는 많은 일들이 반대 방향으로 일어난다. (하트 여왕은 "처형이 먼저고, 평결은 나중이야"라고 외친다.) 따라서 그리핀의 우선순위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는 독자들은 언제나 이야기를 읽은 후 서문을 읽거나, 아예 읽지 않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하트 왕의 지시를 단순히 따르고 있다. "시작하는 데서부터 시작하고, 끝이 나올 때까지 계속하라. 그리고 멈춰라."

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