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그때 그대로 부모님 밑어서 내내 살았다면 아마도 몸만 커다란 어린아이로 남았을 거에요. 나이 들어 어른이 돼서도 여전히 어린아이로 남는다는 것...사실은 끔찍한 일이지요. 그건 스스로 제 삶을 못 산다는 말이기도 하니까요...

...낯선 곳으로 떠나는 일이란 귀찮고 고달픈 데가 많지요.

...떠남은 숙명이라고 믿고 있어요. 내가 오랫동안 공부해온, 내가 아주 사랑하는 옛이야기들이 언제나 그렇게 말하고 있거든요. 떠나라고, 떠나야 살 수 있다고, 머무는 건 죽음이라고.... 그 말 앞에서 나는 벗어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그건 '진실'이니까요.

...'길떠남'에 관한 옛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우리는 왜 떠나야 하는지, 어떻게 떠나서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되겠지요.

...그 이야기 속에서 길이 보이게 될지는 잘 모르겠어요. 길은 어떻든 스스로 찾아야 하는 법이지요. 다만 그대가 서 있는 곳을 돌아보고 그대의 길을 찾는데 작은 암시라도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뜻있는 일이 될 거라고 믿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