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한지 10년이 넘은 책이다. 대학생 때 도서관에서 읽었던 기억만 있지 내용이 생각나지 않아 다시 구매해서 읽은 책. 총, 균, 쇠. 유라시아가 패권을 잡는 데에 도구로 활용한 것들이다. 신대륙을 정벌할 때 유럽인들은 총으로 무장하고 쇠를 장착했다. 병균으로 온몸을 도배했다. 저자는 이 세 개의 무기들이 유럽인이 소수의 인원으로 신대륙 정벌을 가능하게 한 도구였음을 강조한다. 발명? 문명적 우위? 따지고 보면 이 세 가지 도구 모두 전형적인 우연의 소산이다. 총과 쇠는 앞서 말한 식량 생산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균' 역시 유라시아 대륙이 '가축'에 익숙했기에 자연스럽게 얻게 된 무기다. 가축을 키우지 않았던 아메리카 대륙 사람들은 균에 대한 면역력이 없었고 유럽인이 견딜 수 있었던 천연두에 맥없이 무너진다. 인류사는 과연 우연일까 필연일까. 저자는 이 중 하나답이라고 말한다. 한가지 스스로에게 다른 숙제를 남기자면 이런 글들은 번역과정에서 약간의 늬앙스만 바뀌어도 원작의 의미와는 달리 해석될 여지가 있을텐데 언젠가는 원서도 읽어내려가면서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