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으로 내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근현대사에 관심이 많은 편이고, 좋아하는 분야 중 하나이다. 그래서 일말의 고민 없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TV를 잘 보지 않는 나로서 이 책이 브라운관에서 2년간 방송되었다는 것은 처음 알게 된 사실이었다. 100회나 되는 긴 시간동안 어떤 내용을 담았을지 궁금증이 일었다. 이 책은 흥미진진한 근현대사 내용의 분야들을 6부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1부는 광고로 본 근대의 풍경을 다루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꾸미기 좋아하고, 멋부리기 좋아했다는 것을 이 광고에 관한 내용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또 커피를 마시는 곳의 용어에 대한 변화가 재미있었다. 다옥,다실,다방,커피숍,카페 순으로 변해왔다고 하는데 어렸을 적 어렴풋이 들었던 '다실'이라는 단어까지는 기억이 나지만 1910년도 이 시기에는 다옥이라는 말을 썼다고 한다. 이처럼 잘 알지 못했던 일제강점기 시대의 문화생활 등을 통해서 그 시대를 엿볼 수 있어 흥미진진하다.

2부는 트로트의 기원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처음부터 트로트는 어른들의 노래가 아니었다. 10대,20대의 젊은 이들이 부르던 노래였다고 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시대적 변화에 따라 가사 내용이 변한다는 점이다. 지금은 너무나 흔하디 흔한 사랑을 담은 가사 내용이 남녀가 내외하던 이 시기에는 생소하고 드물었던 시기였다고 한다.

3부는 사법제도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그 당시 경찰의 권한이 높은 줄은 알았지만, 그렇게 막무가내일줄은 몰랐다. 덤으로 우리나라에 변호사의 수가 왜 상대적으로 검사와 판사의 수보다 적어서 문제가 일었는지 역사적 배경을 통해서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 계기가 되었다.

4부는 강점기 당시에 강탈된 문화재를 되찾은 것과 되찾지 못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참 대단한 일이다. 한 사람이 이렇게 많은 문화재를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닫게 되어 흥미로웠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는 편이라 신윤복의 이야기를 다룬 <바람의 화원>을 보지 못했는데, 한 번 기회되면 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5부는 이 당시 가장 중요한 매체 수단이었던 신문과 라디오 등에 관련된 미디어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신문'이 중요한 수단인 줄은 알았지만 이때부터도 매체에 대한 압박이 있었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 예나 지금이나 정치적인 문제로 이용되었다는 사실이다. 또한 지금은 사람들이 잘 듣지 않고, 중요하게 생각지 않는 '라디오'라는 매체에 대한 내용을 읽으면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장면들이 떠올랐다. 전쟁 속에서 라디오 주파수를 맞춰가며 당시 상황을 전해듣던 모습 말이다. 

6부는 철도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 함께 철도가 우리 근대사에 미친 영향에 대해 다루고 있다. 일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도모한 일이라는 것은 알았지만 언제건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6부에서는 개인적으로 작가의 이야기가 다소 많이 개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자신의 경험이 조금씩 드러나있었다. 또한 지금은 사라진 '신탄리역'에 대해 읽으면서는 또 한번의 안타까움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유일하게 챙겨봤던 근대사를 다룬 <경성 스캔들>이라는 드라마에서 '강지환'이 전철을 타던 모습이 생각났다. 이 즈음부터 조선인들에게 시간 관념이라는 것이 잡혔다고 하니 또한 신기했다.

이처럼, 내가 모르는 우리나라의 옛 모습을 하나씩 알아갈때면 신기하고 흥미롭다. 물론, 흥미로운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책은 읽으면서 분개화고 화가 나기 보다는 재미있도록 잘 풀어서 쓴 것 같다. 학창시절 읽었더라도 근현대사를 공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려운 말들은 용어를 직접 풀어서 친절히 설명해주고 있다. 마치 한 편의 교과서를 재미있게 읽은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