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런 책이 너무나 좋다. 옛 사진을 통해서 과거를 알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책 말이다. 그 어떤 말이나 설명보다도 한 컷의 사진이 더더욱 와 닿는다. 역시나 실물과 경험이라는 것은 수만가지의 설명과 해석, 공부와 비견될 정도의 파급력이 있는 것이다. 동영상이라면 그런 사진의 수만장이 모인 것 만큼의 강력한 힘이 있는 것이듯이 말이다. 아무튼 이 책은 근대의 풍경을 고스란히 보여 주고 있다. 굉장히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도시의 사진, 마을의 사진, 사람들 등등의 것들은 한 세기가 지나면 거의 문화재급이 된다. 과거 내가 살았던 지역의 옛모습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달겨 간 것 같은 현장감이 있다. 사진의 질이 좋아서 보는이로 하여금 구체적인 그 날의 실상을 알게 해 주는 것이다. 사진 속에 비춰진 근대의 풍경들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쭉뻗은 길가와 나무들, 그리고 서울의 모습들은 지금과 많이 닮아 있다. 어릴 적 모습과 어른이 됐을 때의 모습이 완전 딴 판이 아닌 것 처럼 말이다. 옛 사진이 무작정 좋다. 과거의 모습이 좋다. 과거에 그렇게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과 모양을 보고 싶다. 그런 것에 특별한 흥미가 있다. 그래서 역사를 좋아하고 옛사진에 열광한다. 기록은 곧 역사이다. 개인의 일기 역시 귀중한 공식적인 사료가 될 수도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사진들이 들어 있어서 속 시원하다. 설명보다는 사진이다. 정말 매력적인 책이다. 간만에 좋은 책을 하나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