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예술세계를 담은 책이다. 그는 난을 참 잘 그려내고 있는데 특별히 노근난이라고 하는 난의 뿌리가 땅에 박혀 있지 않고 공중에 떠 있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대원군이 고종에서 정권을 물려주고 중심에서 물러나 있을 때 그린 이 그림이 갖는 의미는 바로 뿌리 내리지 못하고 불안해 하는 대원군의 심정을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바로 이런 식으로 그림 하나에도 자신의 처지와 마음을 표현한 대원군은 그림 또한 대단히 예술성있게 잘 그렸다. 물론 일반인이 이 책을 통해 대원군의 모든 면밀한 부분까지 다 알 수는 없지만 나름대로 책과 함께 그림을 접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리라. 
대원군은 아시다 싶이 격동의 조선말기를 보낸 인물이다. 밖으로는 서양 열강들의 압박과 안으로는 개화파대 위정척사라는 두 줄기의 혼란 속에서 살다간 인물이다. 아들 고종과 끝내 화해하지 못하고 눈을 감았으며, 청나라로 인질로 끌려가기도 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부국강병의 길을 완성하지 못했다. 
그런 복잡한 심정을 그는 이 그림을 통해 표현했다. 우리에게 쇄국정책자라는 진부한 이름으로 잘 알려진 그이지만 그의 진정한 부국책과 개혁의지를 잘 알고 있다면 그의 작품세계도 역시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격동의 조선말을 살아간 그의 정치적 행동과 예술세계를 통해서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그의 인간적인 면모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