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전쟁은 지금까지도 그 개전에 있어서 숱한 의문점과 결과론적인 입장에서의 회의론이 있어 왔다. 수많은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 그리고 대다수의 국민들에게 있어서도 말이다. 대국 미국을 상대로 일본은 과연 이길 생각은 있었는가에서부터 왜 미국과 전면전을 치루어야만 했나, 그리고 일본군의 본심은 과연 무엇이었나 하는 등의 다양한 의문점들이 그것이다. 애초에 일본은 미국을 힘으로 굴복시켜 미국이라는 나라를 통째로 집어 삼키려는 계획이었을까. 일본군이 하와이 진주만을 공격하기 전까지 미국은 일본과 계속해서 협상하고 있었다. 이른바, 헐 노트라 하는 그 미국의 요구조건은 사실상 일본에게 항복하라는 소리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아시다시피, 서양의 제국주의 국가들은 앞 다투어 남의 나라를 짖밟으면서 점령해 놓고 그것을 근대화, 기독교를 전파했다는 허울 좋은 이야기들로 포장해 버렸다. 그네들은 일찍이 자신들의 제국주의적 팽창을 정당화 하면서도 후발주자들의 세력확대는 당연히 폭력과 비평화적이라는 용어로 덮어버리면서 비난했던 것이다. 이 책은 태평양전쟁의 출발부터 다양한 의미를 둔다. 혈전이라는 표현까지 써 가면서 말이다. 일본이들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태평양전쟁이라는 것이 역시나 태생적인 한계를 노출시키는 것이겠지만 나름 대로 읽어 볼 만 하다. 태평양전쟁에 큰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