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람들은 일찍이 서양을 알았다. 그리고 그네들의 높은 문명수준을 따라 잡고 싶어 했고, 따라 하고 싶어 했고, 그렇게 살고 싶어 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구미 열강 속으로 보내어 배우게 하고 돌아와 자국에 이식하려고 노력했다. 서구를 알았을 때, 마치 아프리카 원주민들이 하얀 백인들의 물질 문명을 접했을 때 느꼈던 그런 좌절감과 열등감을 일본도 100여년 전에 맛 본 것이다. 하지만 일본은 엄청난 노력을 했고 결국 채 50여년이 정도 지났을 뿐인데, 미국과 전쟁을 전면전을 치룰 정도로 많이 배우고 많이 따라하고 많이 이식했다. 좋은 것도 배워 왔고 나쁜 것도 배워 왔다. 제국주의, 전체주의 같은 이데올로기도 받았다. 제국주의적, 자본주의적 식민지 쟁탈도 배워와 조선을 점령했다. 그들의 스승은 구미 열강이었는데, 청출어람격은 아니더라도,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영국, 프랑스,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했다. 이렇듯 일본의 근대사는 서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 어떻게 해서든 서구와 비슷한 것은 죄다 좋은 것으로 생각되어 진다. 지금도 다르지 않고, 우리나라도 당연히 마찬가지이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역사를 다루는 내용이니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다른 분야, 경제, 사회, 문화, 정치 등등 다양한 곳곳에 서구 중심의 사고적 기반은 영원할 것만 같다. 일본의 중세 봉건사회가 서구 유럽의 봉건제와 비슷하다고 해서 일본이 우등한 나라라는 논리는 고스란히 우리들 모두에게 있다. 단순히 이 책을 역사적으로만 고찰할 것이 아니고 다방면으로 확대 적용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