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쿠스틱 음악은 기름지지 않고, 깔끔하고, 단백하며 이것 저것 섞지 않고 단촐한 재료로 시원한 맛을 내는 음식과도 같다. 전기를 증폭해서 음을 인위적으로 요란스레 만들어 내는 부자연스러움보다는, 원래부터 존재했던 자연의 재료를 가지고 맛을 더한 유기농 머거리와도 흡사하다 생각한다. 보다 파워풀하지 않고, 보다 시끄럽지 않아서 좋다. 조용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자연스러운 정서가 어쿠스틱의 최대 장점인 것이다. 그런 어쿠스틱 2번째 앨범이 나왔다. 일전에 1번째 앨범을 구입했을 때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물론 어떤 이들은 이런 어쿠스틱 음악이 힘없고, 쓸쓸함을 더해서 싫다고 하기도 한다. 뭐 그것이야 개인의 취향이니 당연히 그렇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다. 어쨌거나 내게 있어 일 앨범 역시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 평하겠다. 어쿠스틱은 깔끔해서 좋다. 뭐니 뭐니 해도 이런 깔끔함, 군더더기 없는 초연함이 가장 좋다. 언제부터 인가 기존의 음악들이 시끄러워서 못듣겠더라. 특히나 이제는 폭발적인 전기기타소리, 요동치는 드럼 소리가 싫어졌다. 그저 시끄럽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물론 그렇지 않았는데 나도 나이가 들어서인가,, 아무튼 시끄러운 음악은 딱 질색이다. 이 앨범은 나 처럼 조용함 속에서 흥겨움을 얻고자 하는 이들에게, 초연한 가운데서 리듬감을 발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잘 어울리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