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줄기차게 듣고 있는 음악인데, 음악은 정말 나무랄 때 없이 깔끔하고 포근하지만, 앨범 자켓이 참, 일본스럽다. 정말 촌스럽다는 의미다. 왜 이리 촌스러울까. 그냥 도시의 밤을 드러낸 저 사진도 정말 촌스럽지만, 그런 촌스러움을 가리고 있는 저 글자들은 더더욱 개탄스러울 정도로 촌스럽구나. 정말 저것만 빼고는 다 좋은데 말이다. 하긴 자켓은 이 앨범의 본질이 아니니까 그리 중요치 않을 수도 있겠다만, 요즘 자켓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돈을 들이고 있는 지를 안다면, 퍽이나 실망스러운 겉모습인 것이다. 그래도 이 앨범, 정말 아늑한 도시의 밤을 연상시키는 질 좋은 음악이다. 아시다시피 일본은 재즈의 왕국이다. 서양의 문화를 자기것으로 소화해 내는 탁월한 능력이 일본에 있는데, 그런 기질이 당연히 서양의 음악은 재즈에도 녹아들어간 것이다. 출판의 왕국, 커피의 왕국, 재즈의 왕국.... 재즈와 커피는 참 잘어울리는 조합아닌가. 내가 이 앨범을 알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한 기회를 통해서였다. 재즈라는 음악이 우리나라에서는 극히 일부 사람들에게만 알려진 것이어서 평범한 계기를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질 이유는 거의 없다. 재즈 차트가 있는 것도 아니고, 재즈가 공중파를 통해 나오는 것도 아니다. 재즈를 일반인이 접할 기회가 전무한 것이다. 나는 우연히 커피숍에서 누구를 기다리다가 들려 나오는 음악이 참 좋아, 스마트폰으로 음악검색을 해 보았고 그래서 그 음악과 그 음악이 속한 앨범을 알게 된 것이다. 꼭 한 번 들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