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저자님 소설의 큰 매력은 강한 흡입력이다. 스토리가 너무 복잡하게 얽혀 있지도 않고 또한 문장과 단어가 이해하기가 어렵거나 하지 않아서 페이지가 술술 넘어간다. 문장에 집중하느라 스토리를 놓치는 일도 없는 적정한 수준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소설이야기가 상당히 매끄럽고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즐겁고 그 안에 깨달음도 넌지시 주기도 하면서 감동도 주고 아슬아슬한 긴장감과 꼼짝 못하게 하는 반전과 스릴, 트릭도 좋고 구성도 좋고 스토리도 좋고 한번 책을 펼치면 소설 끝부분까지 달할 동안 몰입하게 만든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중에서 크게 실망한 책이 없다. 이번에 읽은 [신참자]도 마찬가지다.

고덴마초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여성의 시체가 발견된다. 니혼바시 서로 옮겨온 가가형사는 사건을 해결하려고 닌교초 거리를 돌아다닌다. 평범하게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만 그 안에는 각자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 가가형사는 방문하는 곳마다 그것이 무엇인지를 놀라운 관찰력과 추리력으로 밝혀낸다. 센베이 가게 딸과 요릿집 수련생은 “약속”에 관한 이야기이고, 사기그릇 가게 며느리 와 시계포의 개는 “갈등”에 관한 이야기, 케이크 가게 점원은 “오해”이고, 번역가 친구는 “질책”, 청소 회사 사장은 “ 자책감과 가족”이고 민예품점 손님은 “범인” 그리고 니혼바시 형사는 “과정과 진실”이 들어있다. 서로 각자 독립된 이야기 같지만 하나로 연결이 되어있는 소설이다.

이 책은 가가형사의 매력이 듬뿍 담겨져 있는 소설이다. 가가형사만의 배려하는 마음과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마음 그리고 상처를 치유해주는 마음이 베어있다. 내용 중에 거슬리는 부분도 없고 문장에 적당히 온도를 맞춰 놓아서 중간중간에 집중이 흐트러지는 일을 없애주었다. 어떻게 나오는 소설마다 신비스러운 무지개를 지니고 나오는지 히가시노 게이고 저자님의 머릿속이 참 궁금해진다. 대단하다.

“ 전 말이죠, 이 일을 하면서 늘 생각하는 게 있어요. 사람을 죽이는 몹쓸 짓을 한 이상 범인을 잡는 건 당연하지만,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도 철저히 파헤쳐 볼 필요가 있다고 말입니다. 그걸 밝혀내지 못하면 또 어디선가 똑같은 잘못이 되풀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렇게 해서 알아낸 진상으로부터 배울 점도 많을 겁니다.” p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