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를 즐겨 읽지 않는다. 물론 짧고 간결해서 좋긴 좋다. 하지만 짧고 간결하게 쓰인 시를 읽으면 시인의 의도가 무엇인지 단어에 어떤 표현이 담겨 있는 지 파악하는게 너무 힘들다. 어떤 시인은 문장과 단어를 너무 비비꼬아 놓아서 도대체 무엇을 전달 할려고 그러는 것인지 시인의 감정이 무엇인지 몇 번을 읽어도 이해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이런 시를 볼때마다 짜증이난다. 물론 반대로 복잡하지 않고 쉽게 풀어놓아서 마음에 와 닿는 시도 있다.

[오늘, 명랑하거나 우울하거나]는 시와 함께 해설이 달려 있는 글이다. 읽어 내려가는데 역시나 시를 즐겨 읽지 않아서 전부다 모르는 시인이고 모르는 시였다. 워낙 의미를 파악하는 것을 힘들어하는 입장이어서 읽어 내려가는데 한참이나 시간이 걸렸다. 마음에 드는 구절도 있었고 통 이해가 안가 몇 번이나 읽은 구절도 있었다.

책을 덮고 나서 역시나 나하고는 안 맞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서른 살을 위한 힐링 포엠이라고 했으나 나는 전혀 못 느꼈다. 더군다나 책 제목 “오늘 명랑하거나 우울하거나” 을 보고 뭔가 기운 북돋아 줄 것 같았는데...나한테는 어렵다 보니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은 격이었다. 물론 해설 부분이 있었으나 그 해설 부분 때문에 오히려 더 짜증났다. 즉 시를 읽고 나는 이런 감정을 느껴서 만족하고 어느 정도 내가 이해를 할 수 있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해설 부분을 읽어보니 완전히 틀렸다. “뭐야! 아니잖아” 하고 생각하는 순간 실망도 했고 나한테는 복잡하게 얽혀놓은 시는 무리라는 것을 느꼈다. 시에 대해 오히려 가까이 다가기는 커녕 멀리하게 되었다. 차라리 해설 부분이 없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내 마음대로 틀리던 말던 그 감정을 느끼고 그랬다면 시에 대해 마음이 조금이나마 기울려지지 않았을까?

그래도 마음에 드는 시가 있다.

 

누구나 가슴에 벼랑 하나쯤 품고 산다. (p138 )

자신을 찍으려는 도끼가 왔을 때

나무는 도끼를 삼켰다.

도끼로부터 도망가다가 도끼를 삼켰다.

폭풍우 몰아치던 밤

나무는 번개를 삼켰다.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더 깊이 찔리는 번개를 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