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

먼저 이 책을 얻게 된 사정을 설명해야겠다.

돈을 주고 구매한 것이 아니라 서평단 모집을 신청해서 공짜로 얻게 되었다. 가끔 주위 사람으로부터 책을 선물을 받거나 한 적은 있지만 위와 같은 경우로 공짜로 책을 얻은 경우는 처음이다. (공짜로 책을 얻어 읽을 기회를 준 출판사에 감사드린다.)

책의 커버 앞 안쪽 면에도 저자에 대해 설명이 있지만 좀 애매모호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다시 정리해서 소개하면, 이 책의 저자(小宮一慶, Kazuyoshi Komiya)는 현재 ㈜ 고미야컨설팅(www.komcon.co.jp)의 사장이며, 현재 (2008년 6월 25일) 메이지대학(明治大学) 대학원 회계전문직연구과(会計専門職研究科)의 특임교수 – 정규교수는 아니나 유명한 분들을 초청해서 강의를 하는 우리나라의 겸임교수와 비슷한 것- 를 하면서 원가관리, 전략관리회계 등을 강의하고 있으며, 일본의 여러 회사의 사외이사 등을 겸하고 있다. 또 일본 아마존에서 이름만으로 찾아보니 37권이 검색된다. 물론 동명이인인 분도 있겠지만. 상당히 다작을 하시는 분으로 생각된다.

이 책은 일본에서 2007년에 “비즈니스맨을 위한 發見力 육성강좌”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것을 우리나라에선 제목을 마켓팅적인 면을 고려하여 좀 더 그럴듯하게 바꾼 것 같다.

일본에서 이 책에 이어서 “비즈니스맨을 위한 數字力 양성강좌”와 “비즈니스맨을 위한 解決力 양성강좌”도 올 해 2월과 6월에 출간되었다. 아마도 국내에서도 이 책에 이어서 출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책은 180페이지가 안 되는 분량의 책으로 내용도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손에 잡고 읽기 시작해서 한 시간 정도에 완독을 했다.

먼저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따라가 보면서 생각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저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므로 인간은 ‘있는 것’에서 ‘있는 것’을 창조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라고 시작하고 있다. (9페이지) – 비록 요즘은 생명공학의 발달로 인간이 감히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무모함을 갖고 있지만.

그리고 창조적 발견력의 본질을 세상에 이미 수없이 존재하는 것들 가운데서 좀더 의미가 있는 것들, 좀더 가치가 있는 것들, 좀더 큰 기회가 될 만한 것들, 좀더 깊은 핵심을 이루고 있는 것들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설파하고 있다. (9-10페이지) - 생화학자이며 노벨상 수상자인 알베르트 쇤트 죄르지(Albert Szent-Gyorgyi, 1893~1986, 헝가리 출생인 미국 생화학자)는 발견의 개념을 이렇게 정의한 바 있다.

“발견이란 이미 다른 사람들이 보았던 것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해내는 것이다.” - 베른트 잉그마르 구트베를레트, 이지영옮김; 역사의 오류, 2008, 열음사, 134페이지 –

아마도 이 정의가 발견의 정의중 가장 근사한 것 같다. 창조적 발견력에서의 발견도 이런 뜻일 것이라 생각된다.

이러기 위해서는 원하는 것을 넘어 가장 원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2페이지)

그리고 창조적 발견력의 출발점으로 차별화된 자신만의 기준을 갖는 것이라 한다. (25-26페이지)

이를 위해서는 ‘관심’과 ‘믿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28페이지)

즉 창조적 발견력을 위해서는 관심을 갖는 것이 첫 번째요, 나 자신을 비롯한 대다수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강력한 ‘믿음’에서 그 허점을 발견하는 것이 두 번째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30페이지)

그런데 전문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보고 싶어하는 것, 즉 자신에 필요한 것만 본다. (34페이지). 왜 사람들이 이런 성향을 갖는지에 대해 보다 더 알고 싶은 분은 윌리엄 어빈, 윤희기옮김의 ‘욕망의 발견’이나 토마스 키다, 박윤정옮김의 ‘생각의 오류’란 책을 보면 더 깊은 내용까지 자세히 알 수 있다.

그래서 창조적 발견의 기회는 다수가 아니라 소수의 편에 서 있을 때만 가능하게 된다. (38페이지)

그래서 다수의 편에 서지 말고, 특수성 속에서 범용성을, 범용성 속에서 특수성을 추구하며, 무엇보다 미리 보고자 하는 것을 결정하지 말라 라고 충고하고 있다. (41페이지)

이를 위해서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을 경계해야 되며, 모르는 것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47페이지).

또 창조적 발견력이란 미처 발견하지 못한 탓에 자신에게 정작 필요한 것인지조차 모르는 것들을 발견하여, 이를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다시 되돌려줌으로써 그 필요성을 깨우치게 하는 것이다. (55페이지)

그리고 창조적 발견력을 위해서는 왜(Why) 왜 왜 왜 왜..를 외처야 된다. 즉 창조적 발견력의 99%는 왜(Why?)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71페이지). 토요타자동차가 모든 일에 5번 WHY를 외친다는 기사를 여러 번 본 것 같다.

또 저자는 이 WHY의 중요성을 보완하기 위해 일본에서 매우 유명한 사상가, 시인이며 문예비평가인 요시모토 다카아키(吉本隆明, 1924~) – 이 분은 깊은 내용의 책을 100권 이상 썼으며 ,놀랍지 않은가, 이 중 아주 소수의 책이 한글로 번역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로 ‘내 안의 행복’이란 책이 있다. 또 이 분의 둘째 딸이 요시모토 바나나라는 일본 소설가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책이 번역되어 있음 – 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107-108페이지)

“사물과 세계의 본질을 발견하고자 한다면, 먼저 그 근간부터 샅샅이 깊게 파헤쳐 들어가야 한다. 본질 위에 무수히 쌓인 정보들만을 캐내고선, 그 사물에 대해 온전히 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상누각과도 같다. 본질 위에 쌓인 것들만 공부한다면 ‘WHAT’에는 대답할 수 있다. 하지만 ‘WHY’에는 대답하지 못한다. 어쩌면 본질을 탐구한다는 건 보통사람들 눈으로 볼 땐 쓸데없는 것까지 공부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본질을 탐구하는 자는 ‘WHAT’에도, ‘WHY’에도 탁월한 답변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창조적 발견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관심의 물리적인 양을 확장시켜 나가야 된다. (78페이지)

그러나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선입견(선입관)을 갖고 있어, 이로 인해 우리는 사물을 오판하게 하거나, 보고 있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상태를 만들어 낸다. (92페이지). 요즘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란 경제학과 심리학을 연결시키는 시도가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예를 들면 노모노 노리오(友野典男), 이명희옮김의 ‘행동경제학(行動經濟學)’이 좋은 참고문헌이다.

결론적으로 마지막 장에서 창조적 발견력을 키우는 10가지 힌트로

1. 가장 먼저 요점을 파악한다.

2. 힌트를 얻는다

3. 분해한다

4. 정보를 줄인다

5. 발견된 것을 메모한다

6. 비교한다

7. 일부를 바꿔본다

8. 시점을 바꾼다

9. 여럿이 함께하라

10. 순수해져라

위의 10가지 중 특히 마지막인 ‘순수해져라’가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이다.

맨 마지막으로 사물이 보인다는 것은 느끼는 것이다. 보이는 힘을 가진 사람은 행복해진다. (172페이지). 정말로 좋은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내용상 좀 부족한 점과 번역에서 좀 매끄럽지 못한 점으로는

l 일단 내용이 신문이나 잡지 등에 만이 나오는 내용으로 깊이가 부족한 면이 있다. 일본에선 주로 전철로 출퇴근시 읽을 수 있는 책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l 중간 이후에 매우 오래 전에 나온 가트너그룹의 제품포트폴리오관리(PPM), 매슬로우의 욕구5단계설 등은 너무 진부하지 않나 생각된다.

l 번역에서 “앞에서”라는 구절이 많이 나오는데 정확하게 앞의 어디를 의미하는지 알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 나만 그런가.

l 오타쿠란 표현은 그렇다 치더라도, 일본식 용어 – 예: 38페이지의 ‘소구력’ –가 눈에 띈다.

끝으로 저자의 경험에서 나온 냉소적인 표현의 하나로 “안 되는 것들이 많은 회사는 그만큼 되는 게 별로 없는 회사다”라는 예를 들었는데 가슴에 와 닿는 말이고 이런 회사가 우리나라에도 많이 있어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 때가 많이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