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성철스님이라는 분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이 분은 잠잘 때도 자리에 눕지 않고 앉아서 오랜 세월을 보낸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이 분이 돌아가신 후 유명해진 말이 바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말이다. 이 말을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유명해질 만한 말은 아니다. 누구나 다 알고 있는 말이어서 특별히 입으로 내뱉을 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성철 스님이라는 분이 이것에 큰 깨달음을 얻고 입으로 표현했기 때문에 유명해진 것이다. ‘조금은 느리게’라는 책을 읽으면서 이 말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록 나와 종교는 다르지만 산을 산으로 볼 수 있고, 물을 그냥 물로 볼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여유를 발견한 것일 것이다.

 

사람들은 하루를 매우 바쁘게 살아간다. 우리 주변에 산이 있음을 바라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우리나라가 그토록 산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매우 바빠서 산을 산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물을 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어떤 사람이 그런 말을 했다. 바쁜 것이 행복이라고. 바쁘다는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이고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것은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는 말이 되기에 행복하다는 것이다. 그 말도 맞는 말인 것 같다. 그렇다면 진정한 행복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사람은 바빠야 한다. 그래야 허튼 생각을 하지 않아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몰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유 있게 바빠야 한다. 일에 쫓겨 사는 것이 아니라, 일을 이끌어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럴 수 있는 사람은 마음에 여유를 가진 사람만이 그리할 수 있다. 마음에 여유를 가진 사람은 앞만 보고 달려가지 않는다. 주변을 보면서 생각하며 주변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이다.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이다. 우리 주변에서 하나님이 일하시고 있음을 느끼는 사람은 여유를 가진 사람이다. 아무 일없이 속편한 사람이 아니라, 분주한 가운데서도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다. 시간이 없는 가운데서도 시간을 내는 사람이다.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사람이다. ‘조금은 느리게’라는 책은 바쁜 가운데 하나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여유를 제공하는 책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놓치고 사는 것을 발견하게 하는 책이다.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하는 우리에게 하나님이 항상 내 곁에 와 계심을 바라보게 하는 책이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신앙이 아닌, 우리의 삶이 풍성해짐을 느끼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