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북카페...예부룩...그 정겨운 곳의 흔적들...마음의 조각들이 모였다.
그 곳을 가보진 않았지만 그 곳의 풍경이, 아늑함이, 그 곳의 음악이, 향기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죽고 싶을 만큼 덥고 길었던 어느 여름을 보내고...
-죽지 않고 끔찍한 여름을 견딘 건 잘한 일이었습니다.-
그래 견딘 모든 시간들을 대견해하며 살아 보자.

-눈이 오지 않는 섬의 겨울은 삭막합니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지고 수은주는 최저생계
이하로 내려갔습니다. 북 카페 탁자에서 읽던 시름을 접어놓고 유리창 밖 나무들의 생을
베끼고 있습니다. 맨살로 겨울을 견디는 나무들의 명상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맨살로 겨울을 견디는...........너....그리고 나.........

-혼자 영화를 보면 감정에 충실해질 수 있어 좋습니다. 쪽팔릴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타인의 시선에서 풀려나, 보는 자가  될 때 존재는 온전해지는 듯 싶습니다.-
오호호~ 홀로 영화보기...홀로 공연보기에 익숙해 진 내 마음을 그도 알았던가!

-엣날은 흘러간 게 아니고 마음 어딘가에 고여 비가 내리면 이렇게 파문이 이는 것이었네요.-

나의 20대.......기억도 아득한........그 때도..........
 지금처럼 무리보다는 혼자만의 작은 행복을 티나지 않게 누리며 지냈었다.
종로에 있던 -르네상스-..........명동의 -필하모니-는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피난처였다.
흔히 말하는 음악다방은 오픈된 공간이어서 혼자 갈 수 없었지만
클래식음악감상실인 르네상스나 필하모니는 작은 소극장에 앉아 있는 것처럼
나만의 작은 공간에서 누구의 시선도 느끼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과 아늑함을 누릴 수 있어 좋았었다.
힘들 때, 슬플 때, 쉬고 싶을 때 혼자 조용히 찾아 어두운 공간안에서 작은 스탠드 불빛을 삼아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때론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채 눈을 감고 한참을 머물다 나왔던 곳...
지금은 당연히 없어졌겠지.........시청의 코러스가 없어진 것처럼.......
이 책을 접하면서 문득 그 때의 내가 떠올랐고,  이제는 그저 -지난 일-이 되어 버려 서글픈 생각이 든다.
갑자기 사무치게  그립다. 그런 공간이.........그런 시간이...........그런 자유가.........
더 나이 들어 아들 녀석들이 제 갈 길 가게 되면 혹시라도 누릴 수 있을까......
풉!..............복에 겨웠나부다..........
소중한 사람들을 곁에 있다는 것이, 함께 지지고 볶고 살 수 있는 것이
어쩌면 참행복일지도 모르고........
그래도.......가끔은........아니 요즘은 제법 자주..........혼자이고 싶을 때가 많다.
지쳐서.........그냥 잠시동안만..........쉴 수 있는 그런 자유...........
쉼............표.........!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각이 시간을 타고 멀리 흘러왔나부다.
그저 혼자 빙그레 미소지을 수 있으면............그럼 된거지, 뭐.






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