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지인의 추천 소설 중 하나여서 주문했던 책이다. 중국 소설의 생소함때문이었을까..처음 1장은 마치 우리나라 근대소설을 읽는 느낌이었다. 시대적인 배경이나 중국어(한자)의 어색한 옮김에서 오는 이질감이 첫 장을 읽을 때는 너무 심하게 느껴져서 쉽게 읽혀지지 않아 몇 번을 되돌이음표를 그리며 앞부분에서 맴돌며 다시 읽었지만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묘하게 전해오는 황토빛 느낌과 순박함이 제 1장의 마무리는 오히려 편안하고 정겨웠다. 제 2장은 성인이 되어 TV 토크쇼 진행자로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옌서우이. 이중적이고, 어쩌면 중년 남자의 보편적인 모습일수도 있는 외도와 외도를 감추기 위한 반복되는 거짓으로 결국 그는 이혼을 당하게 된다. 핸드폰은 분명 문명의 이기이나 때론 은밀함의 도구이면서 빠져나올 수 없는 함정이고 족쇄이기도 하다. 문명의 이기를 순수하게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어디 핸드폰뿐일까. 그렇고 그런 삼류스토리같은 전개에 살짝 염증이 느껴지기도 하였고, 아이들의 성장통처럼 보편화되는 남자들의 외도를 또 들여다보는 내내 짜증이 났고, 뻔한 거짓말과 그 세치혀에서 나오는 기만과 자기합리화에 싫증 나 중간에 책을 덮어버리고 싶었다. 이혼을 당한 후에도 계속되어지는 무책임과 거짓과 난잡함의 이중적이고 찌질한 중년 남자. 어느 순간부터 그냥 무시해버리고 싶은 마음에 후반부는 속독으로 책을 읽어버렸다. 굳이 이 책을 왜 내게 추천했을까 싶게 씁쓸한 뒷맛. 작품의 원래 의도와는 상관없이 그냥 보고 싶지 않은 드라마를 억지로 보고 난 개운치 않은 기분으로 책을 덮었다. 시간이 흘렀어도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을 억지로 기억하도록 강요당한 것처럼...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