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작은 체험행사에 갔었는데, 그곳 한쪽 코너에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보는 체험이 있었어요.

그래서 딸아이와 함께 직접 물레를 돌리며 흙으로 작은 그릇을 하나 만들어 보았어요.

처음 돌리는 물레도 익숙치 않았고, 손으로 모양을 잡아가며 그릇을 만드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어요.

아니 어렵고 힘들었어요. 비록 모양은 삐뚤삐뚤하였고, 예쁘지는 않았지만,

힘들고 어렵게 완성한 것이기에, 볼때마다 뿌듯하고 흐뭇했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나마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본다면, 도자기가 얼마나 많은 이의 수고와 땀이 베어있는 것인지를,

얼마나 많은 이의 정성과 노력이 들어간 아름답고 훌륭한 작품인지를 조금이나마 느끼게 될 터인데,

그럴 기회가 부족한 우리 아이들 도자기에 별 흥미를 못 느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것 같아요.

아니 그저 옛날사람들이 쓰던 구닥다리 물건이라고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 아이들에게 도자기가 무엇이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과거에 어떻게 쓰였는지등 도자기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재미있게 알려줄 따뜻하고 부드러운 동화 한편을 만나보았어요.

두리는 오늘도 심심했었요. 두리가 사는 가마골에는 같이 놀 친구가 없거든요.

그래서 아빠에게 가 보았지만 도자기 공방을 하는 두리네 집 가족들은 모두 도자기를 만드느라 바빠요.

아무도 두리와 놀아주지 않아 속상한 그때, 두리는 어디선가 낯선 소리를 듣게 됩니다.

자기와 함께 놀자라고 말하는 아이의 소리를 따라 가보니, 초록빛 아이가 할아버지의 보물 창고인

도자기 창고 속에서 술래잡기를 하자고 해요.

그렇게 두리와 초록빛 아이는 도자기속 즐거운 여행을 하게 되는데....

도자기 공방을 하는 두리네 가족 할아버지와 아빠, 엄마, 삼촌을 통해서 도자기 만드는 과정을 배울수 잇었네요.

맨 처음 수비한 흙을 발로 꾹꾹 밟아 공기를 빼주어 좋은 도자기가 될수 있도록 반죽을 해주고,

물레를 돌려 도자기 모양을 만들어요. 모양이 완성되면 칼로 파거나 도장을 찍어서 무늬를 넣고 그늘에 말려요.

그리고는 가마에 넣고 설구이를 한다음, 도자기 표면을 사포로 곱게 다듬고 그림을 그리거나 채색을 합니다.

그런 다음 유약(잿물)을 바르고, 다시 천도가 넘는 가마에서 도자기를 구워내면 완성이예요.

도자기가 보기에는 그냥 모양만 만들어 내고, 그림만 그리면 완성이 되는것 같지만,

생각보다 많은 과정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 속에는 더 아름답고 훌륭한 도자기를 만들고자 하는

많은 이의 노력과 정성이 있었구요. 그리고 우리 조상들의 지혜도 담겨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는걸 느낄수 있었어요.

힘들고 복잡했던 도자기 만드는 방법이 순서대로 쉽게 설명이 되어 있어서,

도자기를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될뿐 아니라 도자기에 관심을 가지고 흥미를 느끼는 계기도 될것 같아요.

또한 두리가 초록빛 아이와 함께 도자기속 여행을 하면서 실제 여러점의 도자기 유뮬들을 만나볼수 있네요.

두리가 만난 초록빛 아이 또한 청자 여자아이 모양 연적을 모델로 한 것인데, 이 도자기는 아쉽게도

일본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고 하네요. 우리의 문화이고, 우리나라의 보물인데 다른 나라에 보관되어 있다니

참 많이 안타까워요. 하루 빨리 우리나라 박물관에서 만나볼수 있으면 좋겠네요.

그 외에도 거문고 타는 할아버지와 학 그림이 그려진 청자 악기 연주하는 인물 무늬 매병,

먹음직스럽고 탐스런 포도알이 인상적인 청자포도 동자 무늬 조롱박 모양 주전자와 받침,

금방이라도 물속에서 물고기가 튀어나올것만 같은 분청사기 모란 물고기 무늬 장군,

커다란 용이 구름위로 날아오르는 백자 구름 용 무늬 항아리,

보름달이 비치는 호수에 한가로이 떠다니는 조각배가 그려진 백자 매화 대나무 산수 무늬 항아리등

박물관에서나 볼수 있는 도자기들을 재미있는 동화책을 통해 만날수 있어서 색다른 느낌이 들었고,

친근감이 들었어요.

다양한 도자기 작품들을 만나고 그 속에 그려진 그림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며,

우리 선조들의 뛰어난 미술감각과 높은 예술성에 절로 감탄이 나오며 고개가 숙여져요.

앞으로는 도자기 한 작품을 보더라도 더 유심히, 관심있게 보게 될것 같아요.

이렇게 아름다운 도자기를 동화속 그림으로 생생하고 생동감 넘치게 잘 묘사해 놓아

실제 도자기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고, 도자기속 여행을 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네요.

은은하면서도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그림이 도자기의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것 같아요.

어렵고 멀게만 느껴졌던 우리의 유물중 하나인 도자기, 예전같으면 그냥 지나치고 무관심 했을테니만,

이 책을 만나고 나니 도자기가 한결 가깝게 느껴지고,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멋지고 아름답고 훌륭한 우리의 도자기이고, 우리의 문화인데,

더욱더 관심을 가지고, 아끼고 사랑해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