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사랑을 베풀기 전에 우선 그 사랑을 받아야 한다. 내내 적대시했던 분을 통해 은혜로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뼛속 깊이 깨달아야, 세상에 나가 상대를 가리지 않고 곤경에 처한 이들을 돕게 된다. 일단, 예수님이 부어 주시는 한없이 높고 깊은 이웃 사랑을 실감하면 성경이 가르치는 대로 누군가의 이웃이 되는 삶을 시작할 수 있다.”(p. 125)

 

얼마 전에 Unchristian(‘나쁜 그리스도인’으로 번역 출판됨)이라는 책을 수강하는 과목의 필독서로 읽게 되었습니다. 크리스천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지만, 전혀 크리스천 같지 않은 삶을 보여주는 적지 않은 사람들(우리들)의 모습 때문에 이런 호칭이 쓰여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상황 속에서 쓰여진 책이지만 의외로 많은 부분을 공감하며 일종의 자기 반성을 하며 읽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팀 켈러 목사님의 “팀 켈러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게 되었습니다. 성경뿐만 아니라, 책을 통해 말씀하시고, 제 삶을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요 몇 년 새, 분명하게 경험했기 때문에 이 책 또한 하나님의 인도하심 속에 있는 책이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책을 열자마자 추천의 글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추천하신 분들이 꼼꼼히 책을 읽고 추천하셨음을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따뜻하고 은혜로운 정의’라는 표현이 마음에 들어 리뷰의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성경과 일반도서, 이론과 실제 현장을 포괄하여 균형있게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공의(정의)를 행하는

삶을 강요가 아닌 자연스런 반응으로 이끌어내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를 바탕으로 하나님의 인자와 사랑을 가지고 세상에 공의(정의)를 행하는 삶으로 초대하는 힘을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가난을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가난을 개인적인 또는 가정적인 문제로만 생각했던 순진함에서 벗어나 이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사회구조적인 문제들 또한 바라보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방법으로 사회의 정의를 위해 행동하는 크리스천의 모습을 가져야겠다고 결단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물질의 문제를 놓고 늘 기도해야 하는 유학생의 신분이지만, 작은 액수라도 지금 하고 있는 월드비전과 다일공동체의 후원은 ‘따뜻하고 은혜로운 정의’의 작은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버드대학의 법학교수 마이클 샌델이 쓴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반 페이지 분량의 짧은 요약과 샌델 교수의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평가는 그 책을 읽지 못한 저에게는 아주 요긴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선교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참으로 복음적이어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선교는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명이다. 영적인 영역이 육적인 측면보다 더 중요해서가 아니라 순간보다 영원이 더 소중한 까닭이다….. 인간이 이웃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은 그분을 믿고 새 새명을 얻도록 돕는 일이다.”(p. 201)

 

저자가 제시했던 많은 실제 사례와 적용은 앞으로 감당해야 할 제 목회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한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몇몇 교회에서 실행하고 있는 사업들이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하나님의 정의(Generous Justice)와 같은 맥락이라 반갑고도 감사했습니다. 초대교회처럼 온 백성들의 칭찬을 받은 교회들이 이 땅에 우뚝 우뚝 세워지길 소망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 은혜와 정의의 두 날개로 이 땅을 섬기는 주의 종이 되길 기도합니다.

 

마지막으로 팀 켈러 목사님의 양서가 한글로 많이 번역되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또 한권의 좋은 책으로 제 도서목록에 추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