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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에 너 홀로 서라]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와 같을까. 어디선가 본 책의 문구에, 사람은 매일같이 세포분열을 하여 11개월이면 완전히 새로운 세포들로 바뀐다고 한다. 분명 그 전과 지금의 나는 다를 것이다. 게중에는 ‘진화’의 요소도 있을테고... 또 게중에는 병에 걸린 세포가 새롭게 태어날지도 모른다. 혹은 몸이 불편하던 사람이었다가 건강한 세포들만 새롭게 태어난다면 예전과 같은 건강을 찾지 못할 이유도 없지 않은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중학교를, 그리고 고등학교, 남자라면 군대를 거쳐 또 그 이후의 삶을 살 때, 우리는 분명 같은.. ‘나’라는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생각하는 방식은 다를 것이다. 중학교때 내가 했던, 어떤 특정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내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그리고 나이를 먹은 상태에서, 충분히 사리분별을 할 줄 알며, 혹은 안 좋은 일로 인해 판단력이 더 흐려진 상태에서, 내가 선택한 결정이 어떤 결과를 부추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난 어떤 것을 선택할까. 지금과 그 때와는 많이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은 다른 존재인가? 시간이 따라, 장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다른 사람이 되는 걸까? 다중 인격자? 혹은.. 숨겨진 나의 모습?? 모르겠다. 하지만 늘상 주인을 따르는 귀염둥이 강아지처럼 한결같지만은 않은게 우리 인간인지라, 그런 모습도 인정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서두를 길게 핑계삼아 썼다. 간단히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과 가볍게 치킨에 맥주 한잔을 걸치고 와서 야심한 밤에 타자를 치고 있으려니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아주 훌륭한 책의 서평을 쓴답시고 이렇게 있는 것은 죄스럽지만, 정신을 놓은 것은 아닌, 그저 기분이 업된 상태에서 쓰는 글이란 어떨까. 이런 내 모습도 사랑하기에 한번 과감히 서평을 써 본다.

“세상의 중심이 너 홀로 서라!”

세상의 중심. 지구의 중심은 어디일까!! 저 멀리, 그 오래 전 ‘중화사상’을 머릿속에서 지운다면, 어디가 딱히 중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북극과 남극은 말 그대로 극지방, 즉 옆부분이라고, 혹은 끝부분이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지도..? 그러나, ‘구’라는 도형에서는 그 어디에 내가 있던 내가 서 있는 부분이 바로 중심이다. 위아래가 어디 있으며 동서가 어디 있을까. 나에게는 위가 지구 반대편 나라에서는 아래고, 동쪽 서쪽을 따지다보면 기껏해야 지구상에서 끝이난다. 남북이야 극지방으로 가면 되지만 동서는 몇날 몇일을 돌아도 끝이 없기에, 지구에서 빙글빙글 돌아다니다가 지쳐서 끝날테지.

사고의 습관을 확 바꾼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지금까지 굳어져 있던 내 머릿속의 생각들을 조각조각 부숴 버리듯 망치로 깨 버리면, 나의 사고방식은 어떻게 바뀔까.

가볍고 귀엽게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책을 받고는 의아했다. 하지만 너무나도 자주 들어왔던 인물이기에, 그 책의 무게만큼 가볍게 본 것은 결코! 아니다.

‘에머슨’.

중요부분이라며 밑줄 쳐 놓은 부분들을 다시 읽어보니, 결국 정답은 ‘나’이다.

상상도 하지 못할 높은 확률을 깨고 이 세상에 태어나, 60억이 넘는 인구 중에 나와 똑같이 생겼으며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다는 말을 듣고도 나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얼마나 특별한, 그리고 소중한 존재인지 일깨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왜 아니겠는가. 어릴 때부터 그렇게 교육받아 온 것을! 책에서는 강렬하게 말하고 있다. “나”가 이 세상의 주인이라고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괜히 남들을 무시하거나 헐뜯을 이유는 없겠다만, “내”가 중심이 되어 이 삶을 살아간다면 그보다 평온하고 행복한 삶이 어디 있을까.

누구에게 치이며 눈치보고 자신의 의견 하나 제대로 말을 못하고 굽신거리기만 한다면, 남의 삶에 들러리를 서주는 것밖에 더 되겠는가. 남들은 알아보지도 못하는 아주 작은 콤플렉스를 본인은 키우고 키워서 자신의 몸보다 몇배나 더 키운 다음, 그것을 눈여겨 보고 자신감을 땅바닥 아래로 집어던진다. 오래 살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세상 덧없다고 말씀하신 분들의 의견에 살짝 고개가 끄덕여지려고 한다. 군대 있을때야 한달 고참이 무섭고 상관이 무섭고 말 잘 들어야 되겠다 다 눈앞에 별을 휘양찬란하게 달고 다니는 군인이 지나간들, 예비군이 경례를 할까. 어릴 땐 그게 그토록 힘들었는데, 어느 순간 나이 들어서 돌아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이 있다. 왜 그럴까. 내가 바뀌어서 일까. 세상이 바뀌어서 일까. 같은 상황 같은 순간인데도,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아니,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진정 나는 내 삶의 중심에 “나”를 두고 이 재미난 인생을 살고 있다고 배짱 좋게 말할 자신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