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는 결정적 행동의 비밀

59초만에.. 내가 원하는 결과를 끌어내는 비밀.

책 표지에 적혀 있는 글이 나의 구미를 확 당겼다. 한동안 고장난 보일러로 고생하던 주인이 보일러 수리공의 단 일격에 동작하는 이 기계 덩어리. 돈을 요구하자 무슨 그까짓 수리로 돈을 요구하냐며 큰소리 쳐보지만, 그곳에 정확히 그 정도의 힘으로 쳐야 기계가 돌아간다는 것을 알아내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다는 수리공의 말에 주인은 순순히 지갑을 연다.

여러 책에 두루 나오는 인용구. 어느 대학에서 실시한 연구.. 어릴때 목표를 확실히 설정한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삶을 비교했을때 나중에 결국 전자의 경우가 훨씬 더 우월한 삶을 산다고 적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 연구를 추적해본 결과 실제로 행해지지 않은 연구라며 반박한다. 그리고.. 이 책에는 그 외에 수많은, 아주 많고 많은 연구 결과들이 논지를 근거하고 있다. 아마 이 책에 소개된 연구를 다시 추적하는 것만 해도 또다른 책 수권이 나올 법도 한데 말이지.

59초.

많은 갈래로 나누어진 책이다.

면접, 협상, 부탁에 관한 장부터 시작해서 이중 사고 활용, 창조적 아이디어 만들기, 심지어 여자의 가슴을 들먹이는 실험도 있고 합리적 결정을 방해하는 요소들이란 제목 등등에서 나의 호기심을 자아내기는 충분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책을 덮고 나서 회의감이 들었다.

아.. 오래간만에 읽은 책인데, 입맛이 좋지가 않구나!

제목의 소중함. 책에 있는 모든 내용은 아닐질도 적어도 핵심 내용을 딱 요약해서 책 제목으로 정했어야 하지 않을까.. 의례 그렇게 책들이 지어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 마이 갓. 이 책은 대체 뭔가..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웬 59초? 59초에 관한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책 제목에는 온통 59초 코치라고 적혀 있지만, 그 부분을 읽는데만 해도 59초는 훨씬 넘었을 뿐더러 그 짧은 시간에 결정을 내린다거나 누군가의 호감을 얻는 방법은 적혀 있지 않았다. 그리고 웬만한 실험도 모두 실패사례만 적어놓아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인지 나에게 전달이 되지 않았다.

이 책의 제목을 조금 다르게 했으면 어떨까.

"끝나지 않은 실험"

"실패한 실험 모음집"

"59초만에 책 덮기"

이 정도..?

맛깔스러운 번역 덕분에 글은 재미나게 읽었지만, 내용에서는 후한 점수를 주기가 힘들었다.
아.. 59초만에 면접관을 내 편으로 만드는 진짜 방법은 무엇일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 채 책을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