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전사 건담'이 매력적인 작품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계속 새로운

즐거움을 찾아내게 되는 것은 바로그 작품에 등장하는 많은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힘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조금은 아쉽게 스쳐지

나가듯 만나게 되는 애니메이션에 비해서 '건담 디 오리진'에서는 조금더 깊게 그

캐릭터들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그것이 바로

이 작품 '건담 디 오리진'을 읽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동전사 건담'에서 어쩌면 가장 슬픈 장면 중의 하나인 '미하르'의 이야기를 뒤

로하고 '아무로와 화이트 베이스'는 '오뎃사 전투'를 통해서 지구에서의 전쟁을 끝

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아무로'는 '샤아'와 대결을 하게 되고, 파일럿이 되려고

하는 '세일러'를 구하러 갔다가 '마지막 검은 삼연성'과 대결을 하게 되기도 한다.

사실 다른 작품들이라면 조금더 길게 적들의 이야기에 감동적인 설정과 이야기를

덧붙여서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려는 노력을 하게 되겠지만, '건담'은 그러

한 이야기를 덧붙이기 보다는 깔끔하게 그대로 종결하는 모습을 통해서 더욱더 깊

은 인상을 남긴다. 구구절절한 뒷이야기를 하기 보다는 그렇게 지나가는 것으로 독

자들은 더욱더 그들의 전쟁에서 현실적인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

고 16권에서 이제 '아무로'는 진정한 '뉴타입'으로 각성해가게 된다. 더불어 이제

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전쟁에 임하는 '아무로'의 모습에서 전쟁이 사람들을 변하게

하는 과정을 독자들은 '건담 디 오리진'의 스토리를 통해서 만나게 된다.

 그리고 이어진 '오뎃사 전투'에서 애미메이션에서는 '나치 독일'의 '괴벨스'처럼

보였던 '마 쿠베'의 다른 모습을 만나게 된다. 마치 중세의 기사처럼 당당한 모습

을 보이면서 군인이라기 보다는 정치가의 이미지가 강했던 그 '마 쿠베'가 진정한

군인으로서 자신의 신념을 갖고 살아간 또 한명의 겉으로는 보여지지 않았던 또 다

른 주인공들 중의 하나였음을 '건담 디 오리진'은 보여준다.

 사실 우리가 역사 교과서에서 만나는 이름들보다 훨씬 많은 이들이 실제로는 이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더 많은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역사책에 이름을 남긴 이

들이 방향을 알려 주었다고 해도, 그들보다 그 길을 힘들게 지나온 이들이 바로 이

세상을 진정으로 만들고 이 세상의 모든 이야기들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

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현실의 모습처럼 매력적인 이야기로 애니메이션이든, 드

라마, 영화, 소설, 만화에서 조차도 중심이 되는 인물들과는 상관없이 때로는 이름

조차도 없는 다른 이들이 매력적일수록 더욱 좋은 작품이 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

다. 그리고 그렇기에 '건담 디 오리진'은 마치 다큐처럼 냉정하게 이야기를 진행시

키면서도 그러한 인물들에 대해서 독자들이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줌으

로해서 조금더 좋은 작품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렇게 지구에서의 전쟁을 끝내고 이제 이야기는 다시 우주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