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다 거기서 거기지 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커피를 정말 좋아하고, 사랑하고, 각종 커피 레시피에 관심이 있고 아니면 진짜 커피 직종에 전문적으로 종사하고 있는 이들은 무식한 소리를 한다면서 맹비난을 퍼부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커피매니아들에게 그렇다면 너희들은 커피 이외의 것, 예를 들어 자동차의 복잡한 세계, 미묘한 음질의 차이를 현격하게 구분해 내면서 흥분하는 오디오 매니아들, 와인의 절묘한 섬세함를 논하면서 열을 올리는 와인 애호가들, 추상적인 그림에 대해서 깊이 있는 인생관을 말하면서 감격해 하는 사람들, 그도 아니면 이어폰을 가지고 이소리 저소리 서로 다른 것을 알아차리는 학생들 등등 이런 수많은 매니아들에게 그게 그거지 라는 말을 안 할 수 있겠는가. 최소한 당신들이 커피의 그 미세한 차이를 마치 모든 이들이 객관적으로 알 수 있을 만큼의 거대한, 본질적 다름이라고 주장하듯이, 그렇게 모든 매니아층을 위해 이해심을 넓힐 수 있겠는가 말이다. 인간들이란 원래부터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어서 자신이 사랑하는 분야의 본질을 남들이 알지 못하면 이상하게 야속히 여기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커피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이 있어서 그것을 바탕으로 커피를 본격적으로 탐구하고 연구하면서 커피와 함께 살아가는 것은 전적으로 자유이지만 남들이 그런 자신의 커피관을 "에이 다 거기서 거기지." 라고 치부한다고 해서 그 사람을 비난할 수는 없다. 왜냐 하면 그런 커피 전문가들도 자신의 신경이 닿지 않는 부분에 있어서는 죄다 "에이 거기서 거기지." 라고 내뱉고 다니까 말이다. 아무것도 모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