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재미가 있다. 북상기라는 책이 조선시대의 문학적 장르를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둥, 조선 문학의 본질에 있어서 그 차원을 넓혀 주었다는 것 등의 화려한 미사어구는 제쳐두고라도 이 책은 일단 독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해 준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일반 독자로서 드는 생각은 유교윤리를 중시했던 조선시대 양반들도 역시나 다 똑같은 사람이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성욕에 대한 끊임 없는 갈구와 욕망의 폭발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듯하다. 이 책은 단순히 성에 대한 파격적인 묘사 등도 독자들에게 자극을 줄 수도 있겠지만 엄밀히 말한다면 그보다는 그런 성적인 욕구를 당대에 이런 식으로 표현해 냈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아마 지금도 쉽지 않을 것이다. 외설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은 다양한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 듯 하다. 단순히 어린 여자와 늙은 남자의 사랑으로 밖에는 보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당시의 세세한 사회상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양반의 권위, 허세 의식 및 기생들의 생활, 조선시대의 다양한 모습 등을 책을 통해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보다 현장감 있게, 실질적인 모습들을 알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이 책이 갖는 의미는 지극히 다양할 수 밖에 없다. 조선시대라는 폐쇄된 환경 속에서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는 점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놀라울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흥미와 역사적 의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