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곰의 할아버지. 나이젤 그레이. 중앙출판사.

금요일마다 꼬마 곰은 할아버지 댁에 놀러 갔다. 꼬마 곰은 금요일마다 할아버지랑 같이 차를 마셨다. 차를 마시고 나면, 꼬마 곰은 할아버지랑 같이 나무집에 올라갔다.

햇빛이 눈부신 날이면, 할아버지 곰과 꼬마 곰은 나무집에 올라갔다. 바람 부는 날에도, 비가 오는 날에도 올라 갔다. 물론 비가 억수같이 내리는 날은 빼고.

금요일마다 나무집에서 한가로이 앉아 있을 때면, 꼬마 곰은

“재미있는 이야기 해 주세요, 할아버지.”

하고 졸랐다. 그러면 할아버지는 젊었을 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할아버지는 자기가 꼬마 곰 만했을 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음 주 금요일, 꼬마 곰은 할아버지 댁에 가지 않고 엄마를 따라 병원에 갔다. 할아버지가 입원 하셨다.

“할아버지, 재미있는 이야기 해 주세요.”

하지만 할아버지는 힘없이 말씀 하셨다.

“미안하구나, 할아버지는 너무 피곤하단다. 이번엔 네가 이야기를 들려줄래?”

그러자 꼬마 곰은 금요일마다 할아버지를 만나러 가는 꼬마 곰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리고…….

엄마 곰은 꼬마 곰에게 할아버지가 아주 깊이 잠드셨다고 했다. 엄마곰과 꼬마 곰은 할아버지 댁에 갔다. 흔들거리는 나무집으로 올라갔다. 그리고는 서로 꼬옥 끌어안고 늘 보던 풍경들을 하나하나 다시 바라보았다.

꼬마 곰이 말했다.

“내가 할아버지가 되면, 우리 할아버지처럼 좋은 할아버지가 될 거야.”

엄마 곰은 말했다.

“아무렴. 너는 꼭 좋은 할아버지가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