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명로진

 

 

여기 초콜릿이 있다. 그것을 먹는다. 먹고 나서의 반응은 다르다.

“음, 맛있다”

“달콤하다”

“부드럽다”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

“또 먹고 싶다”

등등. 이걸 표현 하는 게 글이라 생각한다. 조금 더 정확하고 친근하게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독자의 공감을 얻는 것!

여기 하나의 예문을 들어 보겠다. 내가 예전에 썼던 글이다.

 

 

“내 글 한번 읽어 볼래? 길지는 않아 A4 한 장 정도?”

“그래 보내봐”

얼마의 시간이 흐른 후.

“봤어?”

기대에 부푼 난 지인에게 물었다.

“웅”

“어때?”독서와 집필이 취미인 나.

일상 에피소드 글을 지인에게 메일로 보냈다.

‘이래 뵈도 글 쓰는 게 취미인 사람이야. 칭찬 많겠지?’

착각에 빠진 나.

“일단은......”

부터 시작해서 말을 한다.

“네 글은 종종 장문이 있어. 읽기가 어려워. 글은 불특정다수가 보는 거야. 할머니가 볼 수도 있고 어린아이가 볼 수도 있어. 근데 어려운 단어는 글의 흐름을 끊기게 해. 그리고 좀 약해 글이. 너 “이외수 작가님이 쓴 다케시마 엿 쳐 드셈” 라는 글 읽어 봤어? 그 글은 가슴을 뻥 뚫게 하는 시원함이 있어 한번 읽어봐.”

순간 멍 해졌다.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던 나.

“듣고 있어?”

하는 말에 정신이 들었다.

“어…….”

칭찬도 했던 거 같은데 너무 강렬한 지적들 때문에 생각이 안 난다. 이런 저런 말을 주고받고 전화를 끊은 나. 머릿속이 하얘졌다.

어디서 많이 들었던 말인데?

몇 년 전 내 소설 때문에 출판사 담당자랑 통화할 때 수정을 원하며 이렇게 말했다.

“00씨(내 이름) 글은 빠른 스피드가 장점 이예요. 근데 너무 빨라서 독자가 이해를 못 해요. 장문은 호흡을 끊기게 해요. 단문으로 얼마든지 쓸 수 있거든요? 그리고 미사여구가 난무해요. 글은 겉멋이 아니고 실력이에요. 쉽고 간결하게 단문에 위기를 첨가해서 수정해 주세요.”

이런 식이었던 걸로 기억난다.

그래서 내가 쓴 로맨스 소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다. 책으로 따지면 한권정도 되는 분량이었는데 하나하나 수정하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 무리 때문에 며칠 끙끙 앓았던 적이 있었다.

내 실력이 부족했던가? 출판하려 했던 내 글은 공기 중 먼지처럼 두둥실 떠 다녔고, 비누거품처럼 소멸 됐다.

난 검색하기 시작한다. 근데 잘 못 이해하고 “엿 쳐 드셈”을 “ㅈ” 으로 시작하는 4글자 강한 어조(?)로 열심히 검색했다.

당연히 나올 리가 없잖아.

지인한테 전화 후 “이외수 독도발언”으로 검색하거나 “다케시마 엿 쳐 드셈” 으로 검색하라는 말을 듣고 검색했다.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 작가님이다.

“일본이 독도가 지들 거라고 또 억지를 쓰고 있다. 거기 한 명의 일본인도, 한 마리의 일본 원숭이도 살지 않는다. 파도도 한국어로 철썩 철썩, 갈매기도 한국어로 끼룩끼룩, 내가 독도한테 물어보았다. 너 일본 거냐. 독도가 대답했다. 다케시마 엿 쳐 드셈!” (이외수)

최고! 대박! 유쾌! 상쾌! 통쾌!

난 내 실력에 실망하지 않는다. 느리면 느린 대로 가는 게 인생 아닐까?

출판했으면 ‘이정도 실력이면 충분하다.’ 라는 자만심에 빠졌을 테니까. 난 여태껏 단점을 글에 접목 시키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을. 단점을 알면 장점으로 승화 시킬 수 있다. 최소한 어제보다 나은 글이라면 나름 성공한 거 아닐까?

난 펜을 든다. 그리고 글을 쓴다. 마음을 다 해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간다.

파도가 쳐도 난 움츠리지 않는다. 무섭지 않다

“작가” 라는 꿈이 있으니까!

 

 

여기에 내 글에 대한 단점이 두 사람의 말로 서술 되고 있다. 그래서 난 그 부분을 내 글에 접목 시키며 글을 쓰려고 노력 한다. 내가 읽는 내 글과 상대방 즉 그게 지인이나 독자라고 하면, 그들이 읽는 내 글의 느낌이 다를 수 있다. 주관적 견해와 객관적 견해를 합치면 미완성이던 글이 조금은 나아진다.

읽어 보라고 지인에게 보냈던 내 글에 대한 원본은 공개 할 수 없지만, 아마도 글 쓰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예문을 보고 한 번 더 생각해서 작성 하면 좋겠지? 하는 바람이다.

다 알고 있다 하더라고 글에 녹이기는 힘들다. 하나의 작품은 열의와 노력과 시간과 정성이 투자 되는 거니까.

 

 

벌써 몇 번이나 읽었던 “베껴 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은 여기 나오신 “이외수" 님이 쓰신 ”글쓰기의 공중부양" 이후 두 번째로 읽는 글쓰기 창작용 책이다.

두 책의 공통점을 들자면 어문, 어법, 어휘의 구사력과, 단문전인 성향, 그리고 주어 서술어 반전, 등의 언어 흐름의 어울림 이라고 표현 할 수 있다.

이 글의 단점은 “베껴 쓰기” 의 공백을 남겨 놓은 것인데, 사전에 이런 책을 거의 본 적이 없어 색다르긴 했다. 하지만 줄 공책처럼 안 만들어도 되지 않았나 싶다.

글 쓰는 사람은 자기만의 습작노트가 몇 권씩 있기 마련인데 (물론 나도 있다) 거기에 자기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글을 쓰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다만, 이 책의 핵심은 다양한 책의 내용을 공유하고 적음으로써 정보의 바다에 빠지는 느낌은 들었다. 하지만 줄 부분에 좀 더 다른 “글 쓰는 좋은 방법” 같은 것을 나열했으면 좀 더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서점에서 읽다가 마음에 들어 내 손아귀에 들어 왔고, 내용이 좋아, 거의 외울 정도로 몇 번씩이나 읽은 이 책.

그 내용은 30가지이다.

그 중 몇 개만 나열 하면.

1. 세 줄이 넘어가면 줄을 바꾼다.

2. 글은 살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3.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베껴 쓴다.

4. 왜 글을 쓰는지 생각하라

5. 무엇을 쓸 것인가 보다 어떻게 쓸 것인지를 생각하라

…….30. 한 말 또 하지 마라

한 블록마다 예문과 그것을 수정한 수정본과 수정한 이유와 유명한 사람들의 단편적인 글 모음까지 나열 돼 있는 이 책.

종종 내가 아는 책 제목이나 읽었던 내용이나 나만 아는 작가님 (작가님들은 나를 모르니까)의 이름이 나오면 반갑다. 그것은 아마 책으로 만난 작가님을 또 다시 만나는 기분이 들어서 이기 때문이 아닐까?

앞으로 넘어가 연필을 들고 베껴 쓰기를 해 봐야겠다. 이 책은 완전 펼침 제본을 한 책이므로 넓게 펴져서 쓰기 좋으니까.

필사로 필력을 가다듬어 하나의 좋은 작품을 완성해 봐야지?

 

 

글의 명언이나 내가 마음에 들어 밑줄 그었던 내용. 그리고 여백에 한 번 더 적었던 내용을 적어 보겠다.

08. 내가 가진 지식과 감정을 상대방에게 글을 통해 전하는 것

56. 당신이 가장 많은 시간을 들이는 일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207. 사랑도 받아 본 사람이 줄 줄 알고, 선물도 받아본 사람이 고마워할 줄 아는 법이다.

217. 플롯을 잘 짜거나 강력한 이야기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은 사소한 재능이 아니라, 성숙한 작가만이 갖고 있는 능력이다.

260. 메모는 임시로 그리는 크로키와 같고, 기록은 하나의 완성된 그림인 스케치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