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 정호승

우리 집에 있는 유일무이한 시집이다. 그래서 참 아끼는 책이다. 구겨질까봐 조심조심 읽는 책 중 한 권이다.

단문 적이고 부드럽다. 은유하고 은은하다. 반복적 운율은 리듬감 있고 삶의 깨달음이 있다.

자연적 표현을 잘 쓰시는 것이 특징이다. 그 자연적 표현이라는 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느낌이 오는 자연스러움의 자연적인 것, 또 하나는 자연 환경을 비유하는 맛깔 나는 자연스러움 그 두 가지인데 그것을 다 충족하신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성과 관계를 추구하신다. 어찌 보면 단편 동와 같은 느낌이 든다. 당연하게 시인, 동화작가, 작가님이시다 보니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이다.

정호승 작가님은 인자하고 온화한 분위기의 이미지를 가지셨다. 그래서 글에서 묻어 나는 느낌은 따뜻하고 훈훈한 그 자체다.

정호승 작가님의 책 중 소장한 책은 좋은 예감, 내 인생에 힘이 되어 준 한마디가 있다. 또 공동저자로는 TV 동화 행복한 세상 02 희망, 네가 있어 다행이야가 있고, 소장하진 않았지만 완독한 책으론 항아리가 있다.

이 책은 깊은 여운과 삶에 대한 철학이 공존한다. 그의 진정성과 진심이 내 마음의 별이 되어 반짝반짝 빛난다.

뒷부분의 김정환 해설은 정호승 작가의 글에 대해 이렇게 소개 시켜 놓았다.

“개인의 불행은 좋은 시를 못 쓰게 하지도 않지만, 딱히 쓰게 하지도 않는다. 개인의 불행이 시적 절망의 끝까지 밀어붙이며 벼랑 끝에서의 재생을 강요할 때 비로소 좋은 시는 나온다.”

시인의 말 : 이번 시집은 모두 발표하지 않은 신작시들로 묶었다. 신작 시집을 내는 것도 시를 발표하는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이 시는 내가 뽑은 베스트다.

거미줄

산 입에 거미줄을 쳐도

거미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거미줄에 걸린 아침 이슬이

햇살에 맑게 빛날 때다

송이송이 소나기가 매달려 있을 때다

산 입에 거미줄을 쳐도

거미줄이 가장 아름다울 때는

진실은 알지만 기다리고 있을 때다

진실에도 기다림이 필요하다고

진실은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고

조용히 조용히 말하고 있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