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다이어리

엄마의 머리카락으로 엮은 희망

“맘스다이어리” 라는 책이 세상에 출간 됐다. 젊은 엄마들의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내용인데, 육아 부문 포털 서비스 1위 블로그다. 1000천만 개의 일기 중에 60편의 베스트 일기를 뽑은 것이고, 출간 보름 만에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다.

이미 온라인상에서는 엄마들의 입소문으로 인해 유명한 사이트고, 하루에 평균 만 편 정도의 일기가 올라오고 있다. 100일만 쓰면 무료 출판이라 하니, (배송비만 내면) 일기를 개인 소장용 책으로 받아 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맘스다이어리” 라고 검색하면 나온다.

아무튼 이번엔 개인 소장용이 아니라 서점에서 파는 책이다. 그 중에 눈에 띄는 글이 있었다.

다른 글은 다 반말(?)로 자기 일기를 쓴 건데, 이 일기만 존댓말(?)로 쓰여 있는 것이 독특했고, 아이가 탈모라서 힘들어 하는 엄마의 글에 외울만큼 읽었다.

아이의 탈모 때문에 마음 고생한 부모들이 얼마나 될까요? 내가 탈모였다면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을 거예요. 정말 아이에 대한 걱정은 끝이 없네요. 아직 어린데 탈모라니. 아무리 잘 먹이고 잘 재워도 쉽지 않아요. 좋은 재료로 만들어 먹이고, 두피 마사지, 탈모에 좋다는 진액도 끊임없이 썼어요.

스트레스 받지 않게 하려고 하나하나 신경 썼고, 일찍 재우려고도 했어요. 그런데 모든 것을 다 해 봐도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이네요. 절대 울지 않겠다고 내 자신과 약속했는데, 머리카락이 듬성듬성 나 있는 아이의 머리를 볼 때마다 슬픔이 큰 파도가 되어 저를 덮쳐 버립니다.

못난 엄마를 만나 그 지경이 됐다는 소리도 들리고, 대체 어떻게 했기에 애를 이 지경 까지 만들었냐는 라는 비수 꽂는 말도 들어요.

알아요. 내 잘못인거. 하지만 나도 회사 다니는 거 빼곤 최선을 다 했어요.

나중에는 웃으며 아이를 볼 수 있겠지요. ‘엄마가 이렇게 애써서 네 머리가 자란거야’

하며 자랑스러워하는 나를 볼 수 있겠지요.

‘엄마가 하루하루 이렇게 신경 쓰며 널 키웠고, 엄마는 죽을 만큼 아파도 꼭 밥은 해 먹였어!’

라며 생색 낼 수도 있겠지요.

울지 않기로 해도 눈물이 나오는 건 못난 어미라서 그런가 봐요.

엄마가 울까봐 엄마 상처받을까봐 엄마 속상할까봐 놀린다는 말을 못했다는 우리 아이.

아이의 친구에게 들었던 여러 말들이 절 자연 속 먼지처럼 산산조각 나게 하네요.

하지만 다시 괜찮아, 괜찮아 스스로 위안을 해 보네요

넘어 지면 일어서면 되고,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 지는 거라고.

어제 보다 나은 오늘을 살면 되는 거니까요

희망과 빛이 내게 손짓하네요.

내 손을 잡아

이건 잠시 일뿐이야

지금처럼 넌 엄마 노릇 제대로 하기만 하면 돼

그렇게 구석에서 혼자 울지 마

희망과 빛이 내게 와 말해요

내가 손을 잡아 줄께 일어나

잠시 지나는 비바람일 뿐이야

넌 할 수 있어.

넌 엄마이니까

강한 엄마이니까

나는 희망이 내미는 손을 잡아요.

그리고 깊게 심호흡을 하며 일어나요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다가가는데 희망과 빛이 제 눈물을 닦아 주네요

울지 마 우리가 있잖아.

판도라의 상자 속에도 희망은 있었잖아

희망이 절 보며 웃네요.

그 말에 저는 밝게 웃어요.

희망과 제가 하나가 되네요.

눈물로 얼룩진 내 일기, 내 삶, 우리 가족,

언젠가 웃으며 볼 수 있길 바라요.

사는 게 지금은 힘들지 몰라도 이젠 웃을게요.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가 헬런 켈러같이 시각장애인이 아니라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가 에디슨같이 학교를 그만 두지 않아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가 고흐같이 정신 질환자가 아니라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가 베토벤같이 청각을 잃은 게 아니라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가 호킹 같이 루게릭병에 걸린 것이 아니라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가 루즈벨트처럼 소아마비 걸린 것이 아니라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가 모차르트처럼 틱 장애가 있는 게 아니라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가 이희아처럼 손가락 네 개만 있는 게 아니라서.

감사합니다, 우리 아이가 암에 걸린 것이 아니라서.

감사합니다, 줄게 없어 우리 아이에게 탈모를 준 게.

그리고 제가 몸과 마음을 다해 아이를 키우게 해 주어서 정말 눈물 나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세상엔 감사해야 하는 것이 정말 많다. 이 글을 읽다 옆에 사람에게 보여 주니 피식~ 웃으시며

“손가락이 다섯 개인 것도, 발가락이 다섯 개인 것도 모두 다 감사해야 할 것들인데 사람들은 너무 당연하듯이 생각해”

한다. 이 글을 읽는 내내 내 가슴 속에 먹구름이 낀 듯이 먹먹했던 것은 속상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것은 긍정적 마인드였다. 긍정적 마인드가 먹구름을 뭉게구름으로 바꿨다. 그것은 엄마의 긍정적 마음이 희망이란 단어를 입질했기 때문이었다.

아이의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얼마나 울었을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일어나려는 모습에, 세상을 향해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 라는 강한 마음이 더 강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내 마음이 그런 것처럼.

그 글을 쓴 “동현과 엄마” 라는 사람이 “나” 이기 때문에 그 마음을 더 잘 알고 있지 않을까?

다음은 책에 대한 내 리뷰다

아이 탈모에 대해 쓴 글이 이렇게 당첨 되서 책으로 출판되었네요. 병원에서 아이 머리에 주사 맞는 거 빼고는 안 해 본 것이 없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 키워 이제는 탈모가 없어요. 원본은 80% 정도고 20%는 수정해서 책으로 나왔네요. 

물론 제 글이 100% 원본으로 실릴 거란 생각은 안했지만 수정 되면서 좀 더 부드러워 지고 글이 읽기 편해 진거 같아요.

일부로 구매한 건데, 참 잘 나왔네요.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게 공감되는 이야기가 많이 수록돼 있기에 지금 이 자리가 제자리(원점)이 아니고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찬 메시지를 전해요 행복은 옆에 있지만 보이지 않듯이 그 행복은 본인 스스로 거니까요 많은 사연들의 일기를 보며 공감했다는 건 아마 "엄마" 라는 한 인격체이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가 싶어요. 이 세상 가장 위대한 사람은 바로 엄마 "그 자신" 이니까요 사랑과 행복으로 희망찬 미래를 향해 날갯짓 하는 새를 보며 우리 모두 그렇게 되길 바래요. 그 힘들다던 탈모. 정말 아이 머리에 구멍 만하게 7까지 난 적이 있었어요.또 큰 원처럼 난 적도 있었고요

이제는 추억으로 남고 상처로 남고 아픔으로 남았지만 그 탈모가 나았다는 거 자체는 일어났다는 거고 일기에도 쓰여 있듯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니까요 

아이가 글을 읽으며 "슬퍼, 엄마!" 라고 말하네요……. 그 눈빛에 제 가슴이 울컥 합니다.

아이의 슬픔에 비하면 제 슬픔은 발톱의 때만큼도 안 되는데……. 아이는 제 슬픔을 표현하네요.

울컥. 울컥. 아무 말 없이 대신 아이의 머리만 쓰다듬어 줍니다.행복할 거라고. 행복하다고. 그렇게 믿으며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행복한 하루, 지금 부터 레디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