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길 2 이철환

‘TV 동화 행복한 세상’ 프로그램에서 ‘연탄길’ 에 나와 있는 이야기가 다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읽었던 기억이 난다. 여러 나라에 번역 출간 된다는 점도 ‘출판계 한류 열풍의 주역’ 이기 때문에 기쁜 마음이 들었다. 어느 단편은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고 하니 정말 훌륭한 책이라고 느꼈다.

그것은 ‘이 책이 나만 좋다고 느낀 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판매량으로는 연탄길 1, 2, 3이 360만부가 팔리고, ‘베스트셀러’ 와 ‘스테디셀러’ 이었으니 그 인기는 실감이 난다.

또한 ‘3년 연속 서울시 교육청 추천도서.’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선정도서’ ‘부모가 자식에게, 자식이 부모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1위’ 라고 하니 이렇게 유명한 책을 소장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난 자랑스럽다.

작가님은 머리말에 이렇게 서술 하셨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 역시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쓴 것이며, 주인공들도 모두 실제 인물입니다. 이 이야기들을 모으고 쓰는데 9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글만 봐도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며 이 책을 내셨는지 난 알 수 있었다.

절망이란 시간 속 씨앗에서 피어난 보이지 않는 희망이란 꽃은 아름답다. 그 꽃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피어난다. 그 꽃은 생화이기 때문에 더 소중하고 아름답다. 그 일상들이 아름다운 것처럼.

사물과 자연에 대한 의인법과 묘사력은 생생한 이미지화를 시킨다. 마치 눈앞의 사진을 보는 듯 선명하고 생동감 있는 표현력이다.

꽃을 사랑하고 좋아하며 자연을 아끼는 작가님의 특성은 ‘반성문’ 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그것이, 작가님의 색깔인 듯하다.

총총, 조롱조롱, 아롱아롱, 또롱또롱, 팔랑팔랑, 뚜벅뚜벅, 또랑또랑, 삐죽삐죽, 꽁꽁, 조롱조롱, 느릿느릿, 째금째금, 쫑알쫑알, 나폴나폴, 콩콩콩, 무럭무럭, 쓰렁쓰렁, 듬성듬성, 첨벙첨벙, 조심조심, 바들바들, 후드득 후드득, 아슬아슬 등의 반복어를 잘 쓰시는 것도 느꼈다.

소제목 옆 물체나 물건이나 사물 등의 그림은 간단해 보이지만 오히려 그 단편의 내면을 표현 하는 듯 했다. 그건 마치 초등학생 저학년 그림동화 책의 그림을 보는 듯 동심에 빠져 들게 했다.

가난하다고 꿈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꿈이 있기에 포기 하지 않는 모습들이 참 인상 깊고, 내 심장에 각인 되었다. 등불과 희망이란 단어가 이 책을 읽는 내내 잊히지 않는다. 그것은 작가님께서 많이 쓰는 단어이기도 하지만, 이 책의 주제로도 보이기 때문이다.

‘마치~,’ ‘~인것 처럼’, 의 비유법은 생생하게 머릿속 그림을 도입시킨다. 사물에 대한 비유가 뛰어나시기에 그 표현이 글을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눈물’ 이란 단어도 어렵지 않게 포착할 수 있는데, 그 모습은 슬픔과 더불어 가슴 찐함도 묻어난다.

개인적으로 ‘가시나무’ 라는 이야기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다.

속만 섞이는 둘째 삼촌을 예뻐하는 할머니를 준호는 이해할 수 없었다. 둘째 삼촌이 제일 예쁘냐는 준호의 물음에 할머니는 ‘속 많이 섞였지만, 속 섞이면서 정드는 게 자식이야.’ 라고 말씀 하셨다.

어느 날, 준호네 집에 불이 났고, 안방에 계신 할머니는 미쳐 빠져 나오지 못하셨다. 헐레벌떡 달려온 둘째 삼촌은 물을 온 몸에 퍼붓고 할머니를 구하러 안방으로 뛰어 갔다. 119에 의해 구출된 할머니와 삼촌. 삼촌은 등과 다리에 심한 화상을 입었다. 왜냐하면 삼촌은 온 몸으로 할머니를 감싸고 있었고, 물에 젖은 옷을 할머니 얼굴에 덮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 아빠의 대화.

“구조대가 방안으로 들어갔을 때, 어머님 손과 삼촌 손이 옷으로 꽁꽁 묶여 있었다면서요?”

“그랬나 봐. 어떤 일이 있어도 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으려고 그랬겠지. 그렇게 해서라도 자기 본능을 꽁꽁 묶어 놓고 싶어서 말이야.”

이 책에서 가장 하이라이트를 뽑으라면 난 이 이야기를 뽑고 싶다. 가시나무라도 그 속엔 부모를 사랑하는 깊은 마음이 뿌리처럼 자리 잡고 있다.

계절에 대한 은유한 표현법과 시적인 글귀는 서정적으로 마음을 열게 했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세상의 작은 빛이라도 돼야겠다.’ 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별빛, 달빛, 해님을 닮은 그 넓고 깊은 빛.

그 빛들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메아리 되어 울러 퍼질 거라는 확실한 희망을 가져 본다.

32. 나무는 꽃의 어여쁜 손을 놓아야 비로소 열매를 맺을 수 있다.

47.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둔 아픔이 금방이라도 눈물이 되어 나올 것 같았다.

75. 자식은 부모에게 불씨와도 같은 거야. 어둠을 밝혀주기도 하고, 때로는 차가운 손을 녹일 수 있는 따스한 불씨가 되기도 하지.

82. 어둠은 바람을 몰고 와 잿빛 저녁하늘을 몰아내고 있었다.

131. 말을 주고받진 못하겠지만, 기품 있게 서 있는 제 부모 모습을 바라보면서, 어린 나무가 얼마나 많은 걸 배우겠니?

141. 어떤 일이 있어도 어머니 곁을 떠나지 않으려고 그랬겠지. 그렇게 해서라도 자기 본능을 꽁꽁 묶어놓고 싶어서 말이야.

150. 가난한 건 불편한 거지 불행한 건 아니잖아.

168. 먹구름이 하늘 가득히 밀려오더니 먼 하늘에 바람꽃이 일고 있었다.

*오타 발견

75. 짖은 눈 -> 젖은 눈

143. 학생은아무렇지도 -> 학생은 아무렇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