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정표 이야기 이정표

이 책을 소장했을 때 ‘슬픈 내용이다. 정표는 하늘나라에 간다. 난 울지 않을 것이다. 난 정표 어린이에게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었던 사람이다. 꿈도 희망도.’

난 생각 했다.

결말을 미리 알고 샀던 책이지만,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는 내 스스로의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

왜? 나 자신도 초등학생 아들을 둔 엄마였기에. 너무 슬프고 눈물이 흘러 눈물을 닦느라 잠시 독서를 중단하곤 했다.

정표는 5학년 때 코피가 멈추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가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꾸준히 치료 했지만 6학년 때 먼 곳으로 갔다.

김명국 아저씨와의 일하는 아저씨가 정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글에는 실리지 않았지만 꼭 쾌차해 다시 만나자는 분위기도 담고 있어 참 좋았다. 아저씨의 아들도 같은 “백혈병” 이지만 골수 이식을 받지 못해 먼저 하늘로 보냈다고 한다. 그 마음이 정표에게 남아 넌 꼭 골수이식을 받아 건강해 지리라는 뜻으로 난 해석했다. 그래서 KBS 불멸의 이순신 세트장을 구경시켜 주며 “특별대우”를 해 준거 같아 아저씨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밑 부분에 나와 있는 의학 전문용어는 눈에 쏙 들어오고, 더 깊게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는 한국에서 골수가 맞는 사람이 5명 있었지만 모두 거절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바다 건너 먼 나라 이웃 나라인 일본까지 손을 뻗게 되었다고 한다. 유럽, 미국 등에도 없었는데 일본에는 100% 맞는 골수 기증자가 나타났다는 글을 읽을 때 난 쾌재를 불렀다. 나도 모르게 나온 감탄사! 나 혼자 집에 있어 다행이었다,

80페이지에 자세하게 나와 있는데 골수 이식 수술은 링거를 통해 환자의 몸에 새로운 골수를 주입하는 것이라고 한다.

문득 문득 소름 끼치도록 절절한 글귀는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마음을 슬프게 했다. 살아서 같은 공기를 마셨으면 좋았을껄 하는 안타까움을 난 글로써 어떻게 설명하고 표현할 방법이 없다. 면 종류나 따뜻한 국물이 있는 걸 좋아하는 아이, 한참 다양한 음식을 많이 먹고 건강하고 튼튼하게 자라야 할 우리 정표.

입원 퇴원을 반복하다가 첫째 피부 숙주라는 합병증을 만나고 낫게 된다. 둘째 혈뇨라는 합병증에 걸려 고생하고 힘들어 하다 결론적으론 낫게 된다. 셋째 골다공증과 압박골절(척추골절)……. 그건 또 다른 합병증이라고 한다.

그리고 노력과 약과 상담으로 좋아지고 있었는데…….

입과 볼이 붓고 음식을 씹을 수 없는 상태까지 이른다. 곰팡이나 바이러스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식욕도 없는 상태에서 간수치 까지 발병 한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안했는데 입 한쪽 구석에서 피까지. 그리고 TMA 증상…….

좋아진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일기가 끝이 되고. 중환자실 가기 전날까지 이 일기를 썼다고 엄마는 적어 놓으셨다.

삶이 힘들 때마다 일기장을 친구처럼 옆에 놓고 희망과 메시지를 불어 넣었던 아이. 그 일기장만이 세상에 남겨졌다.

작가가 소원이었던 그 아이의 책은 그가 세상을 떠나고 난 후 빛을 보았다고 한다. 정표가 보았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5학년, 6학년이 쓴 글이라고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만큼 정표는 글을 참 잘 썼다. 그림도 전문가 수준이었다. 왜냐하면 만약 그 분야의 전문 의사가 썼다라고 해도 믿을 만큼의 문장이 간혹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알 것이다. 정표는 하늘나라에 갔다고.

하지만 난 다르게 생각한다. 정표는, 우리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준다고. 살아가야 하는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고.

난 그렇게 믿는다.

11. 내일은 이렇게 아프지 않겠지. 내일은 오늘보다는 덜 아프겠지. 아마도 오늘이 제일 아픈가 보다.

37. 누군가의 한순간의 아름다운 결정이 아들을 건강한 생명으로 다시 태어나게 할 수 있다.

94. 온갖 어려움이 있어도 병을 이겨 내어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야 내가 사는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143. 정민이가 재발된 소식 듣고 걔네 아빠가 쇼크로 죽어서 불쌍해서 우리가 정민이를 많이 도와준다.

157. 집에 들어서자 거실……. 집이 그렇게 반갑고 소중하게 보일 수가 없었다.

186. 수치도 오르고 나을 수 있다는 희망이 점점 커지기에 난 행복하다.

198. 달리는 차가 생명의 불빛으로 보입니다.

207. 고통이 갈수록 나아지지 않자 우리는 지쳐 갔고, 우울한 날의 연속이다.

239. 하느님! 난 언제쯤 행복한 세월을 보낼 수 있을까요?

272. 나는 지금 죽을 수 없어, 살고 싶어, 이제까지 살려고 노력한 게 너무 억울하고 하고 싶은 게 많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