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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뒷모습 -최인호

어, 어?

책을 읽어 가면서 마지막 부분으로 갈수록 마음이 짠해졌다. 내가 존경하는 최인호 작가님이 편찮으시다고 한다. 그것도 대 수술을 하신다고 하셨다. 그러면서 샘터 400회를 축하하신다고 하셨다.

어? 이건 아니잖아.

책을 읽고 인터넷 검색하기 시작했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투병 중에 쓰셨다고 한다. 김총리님은 “고통 중 쓴 수작” 이란 극찬까지 하셨다.

인터넷 서핑 하다 본 글을 덧붙이겠다.

최인호 작가는 지난 2008년 침샘 암 수술 뒤 최근 3년 간 항암치료를 받아왔다.

투병 중에 신작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를 발간한 최 작가는 신작의 인기에 좋지 않은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전국 7개 도시를 돌며 독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출처 )

맙소사!

믿어야 하는데 믿기 싫은 이 현실. 쾅쾅쾅! 무언가가 내 머리를 치는 느낌이었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도 꼭 소유하리라!

또한 병마와 싸우며 두 달 만에 써낸 글이라고 한다.

가족의 뒷모습은 가족의 앞모습이란 내용과 분위기는 비슷하다. 다만 그 동안 딸은 미국 미시간 주 앤아버에 살고 있다가 상하이로 이사를 갔다. 앞모습은 흑백 사진이 있어서 내가 태어나기 전의 한국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었고 (난 1981년생이다) 가족의 뒷모습은 칼라 사진이 있어서 내가 살아 온 사회와 문화 그리고 자연적인 분위기가 향수에 젖게 했다.

그 향수는 오래전 흐린 기억이 아니라 내가 어릴 적의 그 모습 그대로 그 상태로 있었다. 점점 사회가 발달하고 내가 커 가며 한국 사회가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가고 있었다. 그 모습 그대로라면 조금은 후졌을 텐데 이제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한국이 난 자랑스럽기도 했다.

작가님이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과의 단편적인 에피소드 속에서 작가님의 사상과 생각이 잘 묻어난다.

다혜 딸, 도단이 아들. 사위 민석이, 손녀 정원이, 며늘아기 세실이, 친손자 윤정이.

지인들. 가족들. 작가님이 그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하고 한 행동들을 표현한 책이라고 하면 좀 정확하려나? 유명한 사람들과도 친하신 우리 작가님이 난 참 좋다. 그 자리에서 잘난 체하지 않고 겸손하시고 그 자리를 지키시는 모습이 난 좋다.

가족의 앞모습과 가족의 뒷모습은 거의 모든 단편이 3장에서 3장 반 정도 되고 그 분량이 넘는 편도 종종 있지만 거의 그 정도 차이가 난다.

짬나는 시간마다 한 편씩 읽을 때도 있었고 한 시간 넘게 책에 파묻힐 때도 있었다. 물 흐르듯이 잘 읽히는 책이 난 맛깔스러워 좋다. 그래서 이 책이 좋다. 사위인 성민석 씨에 대한 이야기도 참 흥미로웠다. 유명한 사람들의 명언들도 종종 재미를 이끌어 주는 한 요소가 되기도 했다. 또한 나폴레옹이 죽을 즈음을 표현한 단편과 오프라 윈프리의 단편도 참 새로웠다.

28. “잘난 체 하지 마. 남의 칭찬을 너무 사실대로 받아들이지 말라. 인간임을 잊지 말라. 지금 꽃을 던지는 저 사람들이 언젠가는 돌을 던질지 모르는 일이다.”

라는 아내분의 조언을 항상 머릿속에 기억 하시는 분이시고 겸손 하신 분이다.

40. “남들이 하는 것 이상으로 경험도 해 보고……. 외국여행도 남들보다 많이 해서 안 가 본데가 거의 없고, 신문에도 이름이 많이 났다.”

난 글 쓰는 사람의 표현력은 직접 경험과 간접경험에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내가 최인호 작가님의 책을 선택한 건 그 분의 필력을 따라가기 위해서였다. 여기저기 여행을 간 것에 대해서는 내가 안 가봤기 때문에 그 내용을 적을 순 없었지만 일상적인 내용도 잔잔한 흐름으로 잘 표현해 주셨다. 여기서 말한 외국 여행은 다큐멘터리 때문에 간 일본부터 시작해서, 미국, 중국, 태국 인도 등이다.

75 “ 먼 미래의 눈으로 현실을 보는 습관이 들기 시작하였다. 중학교 때에도 공부는 하지 않고 하루에 단편소설 하나를 쓸 만큼 습작에 매달렸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학생 신분으로는 우리나라 문학사상 최초로 신춘문예에 입선되었던 것도 10년 뒤, 아니 그 보다 더 먼 미래의 눈에서 현실을 보는, 그 무용 대회가 열리던 노천극장에서 체득한 내 나름의 현실관 때문이었다.”

어쩜 이것은 빙산의 일각처럼 보이는 부분이 많을 것이다. 안 보이는 곳에서의 노력과 자기 자신에 대한 배움과 열정도 도 있으신 분이시다. 하루에 책 한권을 읽으시는 분이시니까 난 존경한다.

234 “나는 작품보다도 작가 위주의 독서를 한다. 가령 어떤 작품이 좋으면 그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일부로 골라서 읽는다.”

난 최인호 작가님의 가족 이야기가 좋아 절판된 1~7권부터 구하려 했다. 구할 수 없어서 <최인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에 가입해서 여쭤 보려고 했다. 근데 네이버에도 다음에도 야후에도 그렇게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다. 거기 가입해 있는 회원분이 있다면 알려 줬으면 좋겠다. 진심으로.

주부생활 2009. 3월에 쓰여 있던 글을 우연히 발견했다. 그래서 발췌하려고 한다. (조영재 기자)

지난해 6월 침샘암 수술을 받고 통원 치료 중인 소설가 최인호가 최근 다시 집필 활동을 시작했다. 1975년부터 지금까지 월간 <샘터>에 ‘가족’을 연재해온 그는, 연재를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지난 7개월간 집필을 쉬었다. 암 치료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최근에야 안정기에 접어든 그는 3월호에 그간의 투병 생활에 대해 적었다.

‘새봄의 휘파람’ 이라는 제목의 글에는 지난 7개월간 어쩔 수 없이 환자 노릇을 해야 했던 사정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사실 이번 수술은 그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받은 대수술이었다. 아침 8시에 수술실에 들어가서 오후 7시에 나오는 10시간이 넘는 큰 수술이었다. 지금은 약물과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회복 중이다. 그는 이번 글에서 “몸에 칼을 대본 것은 포경수술을 한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정도로 몸이 튼튼했었다. 1994년 교통사고로 한 보름간 병원에 누워 있었을 때를 빼면 병원에 입원한 적도 없었다.”며 병원에 드나드는 일이 꽤나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말한다.

“나는 병원에서 환자복으로 갈아입는 순간부터 병을 받아들이고 온 몸으로 환자로 살겠다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리하여 일체 사람 만나는 것을 거부하고 환자로서의 장전을 선포하였다. 아내와 아들 내외를 빼놓고는 형과 누나, 심지어 딸아이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몇몇 후배들이 병원을 찾아왔을 뿐 그 이외에는 일체 알리지 않도록 신신당부 하였다”

- 샘터 ‘새봄의 휘파람’ 중에서

그는 환자로 병원에 있는 동안 새삼스레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고, 글 쓰는 사람으로서 ‘지금껏 뭔가 아는 척 떠들고 도통한 척 폼 잡았던’ 것이 그저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어쩌면 이 기회를 주기 위해서 하느님이 병의 은총을 내려준 것 같다며 다시 휘파람을 불 수 있게 된 데에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나는 최인호 작가님을 좋아한다. 사상과 생각도 좋아하지만 그 분의 분위기나 이미지도 좋아한다. 하루 빨리 쾌차 하시기를 두 손 모아 진심으로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