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의 혼 2’는 논어를 읽는 것이 아닙니다.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수천 년 전 선인의 말을 듣는 것입니다. 그러니 조심해서 읽어야 합니다. 독서의 어려움 보다는 실천 가능성에 대한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아마도 글을 쓴 김상대, 성낙희 교수는 평생을 그렇게 논어가 전하는 우리 삶의 가치를 추구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치밀하게 말을 풀어가고 있습니다.

몇 줄 되지 않는 논의 구절을 통해 200쪽이 넘는 책을 만들고 3권에서도 또 다른 이야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대단합니다. 논어의 말이 아니라 두 교수가 전하는 우리 생활에서 요구하는 가치는 무거움까지 느껴지더군요.

 

열다섯 배움에 입문한 이후 일흔 세상의 이치를 깨달을 때 까지 인간의 가치를 기술하고 있으니 무게감을 느껴지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그러면 논어의 혼에서 나는 무엇을 알게 되었을까요? 책을 덮고 밀려오는 결론은 ‘창조’였습니다. 김상대 성낙희 교수가 논어의 몇 구절을 통해 삶의 가치를 강조했듯이 나도 이 책을 통해 느낀 바는 나름대로 ‘창조’라고 하고 싶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불완전한 존재라는 점을 설명합니다. 완벽한 존재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마치 돌처럼 굳어 버렸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창조를 위해 항상 새로워져야 합니다. 일신우일신 이라는 말이 있듯이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하는 것이, 새롭게 되는 것이 우리의 본성이고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창조를 위해 새로워지는 용기를 예순에 알게 된다고 하니 참으로 인간은 멀고 먼 여정을 통해 서서히 완성되는 존재인가 봅니다.

저자는 깨달음에 이르는 우리의 연령을 예순쯤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배움에 들어선 열다섯에서부터 매일 매일 정진해 예순이 되면 가능한 것이지 시간이 흘러 예순이 된다고 누구나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여기서 나열하는 나이는 물리적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닐 수 도 있습니다.

“철저히 무의 상태지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야 합니다. 어린아이처럼 순진무구하게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이 주는 짜릿함을 맛보면서 미지의 세계로 들어가야 합니다.”(130쪽)

하지만 이쯤 되니 우리처럼 평범한 삶으로 하루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는 이에게는 너무도 멀고 먼 이야기로 느껴집니다.

 

‘일흔에는 멋대로 해도 법도를 넘지 않았다’라는 장에서는 좀처럼 우리가 접근할 수 없는 경지가 소개되기도 합니다. 이제는 창조를 넘어선 어떤 것입니다.

 

눈에 들어오는 내용도 많습니다. '종교적일 때 도덕은 함께 온다‘라는 설명에서는 요금 우리사회의 종교인들의 한심한 모습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도덕적인 양심을 갖지도 못하고 있는데도 자신의 종교로 세상을 구제하려는 어리석은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대략적인 내용들에게 우리가 쉽게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속의 삶이 있기 때문이겠죠. ‘직업이 인생이 아니다’라는 설명에서는 인생과 직업을 혼동하지 말라고 설명합니다. 자신이 하는 일 속에서 인생을 찾으라는 말로 받아들이면 좋겠지만 내용을 곰곰이 읽어보면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고 있는 직장인에게는 좀 버거운 설명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꼭 전문적인 지식이 인생구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주적인 가치를 삶속에서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결코 동의하거나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이 책 말미에는 조금 앞뒤가 헛갈리는 내용도 있습니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전사가 되어야 한다’는 내용인데 평화를 위해서는 절대적 폭력을 옹호하기 보다는 준비된 자세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마하트마 간디의 비폭력행동 보다는 자라투스트라가 설명하는 평화의 자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전사의 자질을 잃어버리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겁쟁이가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217쪽)

 

논어의 몇 구절을 이렇게 깊이있게 해석하고 접할 수 있어 재미있는 독서였습니다. 하지만 그 해설이 요즘 같은 삶에서 쉽게 이해하거나 실천하기 어려워 아쉽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살아가는 우리의 삶속에서도 받아들이고 실천할 수 있는 해석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