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책 뒤표지를 통해 만난 셸 실버스타인은 독자를 관조하고 있다. 초점 없는 시야와 굳게 다문 입술 그리고 헐렁한 낡은 난방은 마치 ‘어른이 된 것이 후회스럽다’라는 표정이다. 갑자기 그의 죽음이 궁금해서 여기저기를 찾아봤지만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 수 없다. 아마도 그는 사라졌을 것이다.

 

셸 실버스타인의 마지막 책 ‘세상 모든 것을 담은 핫도그(Every Thing On It)’는 시와 그림으로 꾸며진 책이다. 수록된 시는 동화보다 더 황당하고 장난기와 상상력이 풍부하다. 그가 그려낸 상상력은 미래 환상이나 영웅들의 신화가 아니다. 아이들의 장난을 풍성하게 소개하는 내용이다. 오히려 어른들의 어리석은 근엄함과 약속과 질서를 무시하고 심지어 조롱한다.

 

이 책에서 작가에게 칭찬받는 것은 어린아이들의 발랄한 장난뿐이다. 그런 발랄함이 이 세상의 원천 에너지라고 그는 소개하는 것 같다. 그것은 분명하다. 모든 어른들이 그런 생기 넘치는 어린 시절을 통과했기 때문이다.

‘나이 거꾸로 먹기(77쪽)’에서 작가는 이렇게 어른들에게 경고한다.

어느 날 우리는 철들어라 브라운에게 이렇게 말했어.

할아버지, 나이를 거꾸로 먹어 보는 게 어때요?

무릎으로 아장아장 기어 다녀 볼래요? (이하생략)

 

어른들에 대한 조롱은 상상력 넘치는 삽화에서도 등장한다. ‘야생 동물을 사랑하는 여자(104쪽)’에서는 거창하게 입은 여자가 ‘고래를 구합시다’라는 시위를 하는 모습이고, ‘시계 판매원(95쪽)’에서는 시간에 얽매인 어른들을 보여준다. 인생의 큰 의미가 없는 것에 목숨을 거는 어른들에게는 ‘쥐잡기(70쪽)’의 어리석음을 소개한다.

 

아이들의 장난기와 상상력을 그린 삽화와 각운을 만들어 노는 어린이들의 말장난은 이 책을 읽는 동안 독자에게 풍부한 상상력을 선물한다. 그것은 단순한 상상력이 아니라 정신없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휴식과 여유를 주는 것들이다. 빈틈없이 하루를 살아야 하는 직장인에게는 상사에게 슬쩍 농담을 해보라고 권하거나, 매일 매일 공부에 정신없는 청소년에게는 연필을 내려놓고 장난할 것이 없나 주변을 살펴보라고 한다.

 

영어 단어 철자 암기 대회에 나가기보다는 비명 지르기 대회에 나가보라고 권하고(62쪽), 바로 코앞 땅만 보고 앞으로 가는 우리들에게 미래를 보라고 그림으로 설명한다(66쪽). 슬램덩크를 하지 못하는 키 작은 선수에게는 1미터 20센티미터 높이의 농구대를 소개한다(97쪽),

 

‘아낌없이 주는 나무’ 처럼 셸 실버스타인은 시와 그림을 통해 독자에게 모든 것을 주고 있다. 장난기가 필요한 삶. 웃음을 찾는 방법. 주변을 둘러보는 여유. 거꾸로 생각하는 능력. 그리고 사랑의 소중함까지. 그것은 마음을 활짝 열고 즐겁게 삶을 살아가라는 울림이다.핫도그에 세상의 모든 것을 담아 보려는 즐거운 상상력을 오늘 한번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