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세계 자본주의는 어떻게 흐르고 있나? 미국 월가의 탐욕에서 시작된 자본주의 본색은 유럽발 경제위기로 이어지면서 새해 들어서도 곳곳에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1%의 자본을 독식하고 있는 금융재벌들은 오히려 이 같은 위기를 즐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99%의 탈락자들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실패한 자본주의가 몰락하기 보다는 대안을 찾을 것이라는 희망의 소리도 있지만 자본주의의 탐욕을 극복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자본의 탐욕은 한미FTA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투자자 국가소송제를 통해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국가를 위한 자본주의가 아니라 자본을 위한 국가, 시장을 위한 국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법을 만드는 정치권이 이미 자본에 종속된 상태에서 이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다. 자본의 맛을 본 정치권은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범세계적인 현상이기 때문이다.
시장을 위한 국가를 우화(寓話)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것이 로이스 로리 ‘메신저’다.
“거래 마스터가 외치자 맷티가 보는 앞에서 조언자가 손을 들고 미친 듯이 흔들어 댔다. 실제로 자기가 대답하겠다고 나서는 어린 학생처럼 보였다”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거래장은 사람과 사람이 은밀하게 무언가를 거래하는 장소다. 학교 선생인 조언자는 ‘조언자’라는 이름처럼 평소에는 학생들에게 신중한 조언을 하지만 거래장에서 거래를 시작한 뒤로 바뀌고 있다.
주인공 맷티가 살고 있는 마을은 결함과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살고 있는 평화로운 곳이다. 하지만 거래장이 만들어진 이후 마을 사람들은 바뀌었다. 이웃마을에서 쫓겨나다시피 이곳으로 온 이들은 자신들의 거래를 위해서(자본을 축척하기 위해서) 더 이상 이방인을 받아들이지 않고 마을을 폐쇄한다.
주인공 맷티는 ‘치유자’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작가 로이스 로리가 자본주의 세상의 치유를 갈망하며 맷티에게 선물한 이름이다. 하지만 맷티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앞으로 나올 소설을 통해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적당한 문장과 문체 그리고 단순해 보이는 이야기 흐름이 청소년이 쉽게 읽기에 적합하다. 전작인 ‘기억 전달자’와 ‘파랑 채집가’를 함께 읽는다면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분명한 것은 현실 자본주의가 위기에 있다는 것. 그리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메신저’에서 말하는 세상의 치유 방법은 뚜렷하지 않다. 어쩌면 독자의 상상력에 숙제를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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