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지금도 여전하시다. 연세가 팔순을 바라봐도 농부의 삶은 고되고 힘들기 마련인것 같다. 젊어서는 먹고 살기위해 농사일을 하셨지만 지금은 소일거리로 하신다는게 다르뿐이다. 그래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인것 같다.  당신을 위해서보다는 자식들에게 골고루 이것저것 나누어 주고 싶으셔서 일하신다. 자식에게 베푸는 기쁨을 만끽하시는 듯 하다. 
이렇게 뜨거운 여름이면 아버지가 더 생각나고 안타깝다. 특히 딸이기 때문에 시집을 간 이후로는 마음만 있을뿐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시부모를 모시고 살기 때문에 제약은 더 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작가가 아버지를 그리며 성장과정을 그린 이야기다. 
꿈은 농부였지만 그와는 다르게 직업 군이이셨던 아버지의 삶을 그리고 있다. 
직업군이 이었기에 한곳에 오래 정착하지 못하고 이사를 자주해야 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작가는 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적잖이 힘들었던것 같다. 
전곡, 원주, 대구, 비아로 나누어 옛날을 그리며 그시절을 그려내고 있다. 
각 이야기에 맞추어 같은 주제의 그림을 소개해 주고있다. 
이미 익숙한 그림도 있지만 생소한 그림들도 참 많았다. 
작가와 작품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았다. 책을 읽는 즐거움과 함께 명화를 감상하는 기쁨까지 누릴 수 있었다.  그림공부 제대로한 느낌이다. 
어쩌면 이렇게 내용에 딱 맞는 그림을 골랐을까?  놀라웠다. 작가의 세심함과 함께 따뜻함, 낭만까지 엿볼 수 있었다. 

작가는 열한살 때 수업에 흥미를 잃고 아버지의 부대로 찾아갔었다. 박상병 아저씨와 함께 탱크를 보러 가다가 사방에 흐드러지게 핀 국화꽃밭을 보았다.  오로지 명령과 복종만이 진실인 군부대라는 삭막한 공간에 자연이 살아 숨쉬고 있는것을 느꼈다.  탱크보다도 더 시선을 끌게 한 국화꽃의 현란한 색채와 진한 향기가 있었다. 
아버지의 유품을 정리하다 알게된 진실은 그것은 바로 아버지의 작품이었다.  아버지가  자연과 함께 하고픈 마음을 담은 아버지의 정원이었던 것이다. 

아름다운 글과 명화가 어우러진 작가의 삶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이제는 더이상 함께 할 수없는 아버지를 그리는 마음이 애틋하게 느껴진다. 가슴 따뜻한 이야기들로 구성되 참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