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향이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좀 들었다. 바느질을 좋아하고, 동화책의 주인공을 손수 인형으로 만들어 전시회도 했고, 글이 너무 아름답다는 말도 들었고, 그래서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이 필사를 많이 한다는 말도 들었다. 그런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선뜻 책을 찾아보지 못했는데 드리어 나답게를 만나게 되었다.

어떻게 쓰여있을지 몹시 설레이는 마음이었는데 저학년 문고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쉽게 쓰여 있었다. 읽으면서 나답게란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도 들었고, 엄마없는 아이의 마음이 참 쓸쓸하구나 싶어 가슴이 찡해지기도 했다. 아이들에게 부모란 집의 지붕과도 같은 존재인가 보다. 아웅다웅하면서 살아가지만 살아있는 그 자체로 얼마나 힘이 되는지, 행복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지난 주말 작은오빠가 전화를 걸어왔다. 시골에 계속 전화했는데 받질 않는다는 것이다. 이삼일 되었다며 내게 전화해봤냐고 물었다. 어버이날 이후에 전화를 하지 않은 걸 깨달은 나는 바로 수화기를 들었다. 그런데 받질 않았다. 핸드폰도 꺼져 있었다. 새벽에도 전화해보고 낮에도 저녁에도 전화해도 안받았다. 그러다 혹시 중국여행가신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지난 2월달엔가 그런 말씀을 슬쩍 내비친 적 있었는데 .... 그 후 우리 형제들은 서로 통화를 하면서 국내엔 안계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집이 가까우면 바로 찾아가서 무슨 일인지 알아볼텐데 워낙 먼 곳이라 그러질 못했다. 어제 저녁에 큰오빠로부터 지난주에 중국으로 가셨다가 오늘 새벽에 도착하실 거란 이야길 들었다. 부모님께서는 아마 사는 형편이 넉넉찮은 자식들에게 말씀을 하시면 괜히 부담을 가질까봐 그렇게 슬쩍 떠나신것 같았다. 서운한 마음도 들었지만 어쩌랴 싶기도 했다. 이렇게 나이가 든 나도 부모님에겐 아이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나답게는 어쩌랴 싶기도 했다.

답게 아빠가 좋은 여성 만나서 재혼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