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역사에 기반한 소설은 더욱 신비롭기 때문에 평소 선호해 왔다.

뜬 구름 잡는 소설들에 비해서 작가의 상상력이 사실적 무게를 실기 때문에,

더욱 창의적인 빛을 발하기 때문이다.

장 퇼레의 이번소설 [몽테스팡 수난기]는 자국 프랑스 역사에서 모티브를 따 온 야심작이다.

 

태양왕 루이 14세시기에 왕에게 아내를 빼앗긴 남자의 이야기인데 내겐 슬프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은 블랙유머로 명성이 자자한 장 퇼레의 역량임이 분명하다.

권력과 화려한 생활을 동경하여 왕의 애첩이 된 아내를 향한 몽테스팡의 지고지순한 사랑을,

작가는 사소하고 소박하며 재미있게 그려냈다.

 

절망적인 상황에 비해 그저 코웃음만 날 법 한 다소 비현실적인 행동들이지만,

한편 다시 생각해보면 몽테스팡이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그 뿐이었으므로 

동시에 현실적이기도 하다.

제 발로 마음이 떠난 아내를 힘으로 빼앗아 오는 것도, 혹은 남자답게 보내 주는 것도

그 어떤 것도 할 수 없고 엉뚱한 복수(?)만 꾀할 수 밖에 없었던 몽테스팡을 이해할 것도 같았다. 

  

또한 당시 프랑스 귀족 사회 특유의 사치와 허황된 생활 속에서 

지금 시대의 눈에는 음란하게 비추어지는 행동들이 그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여졌다는 것을 감안해보면,

몽테스팡의 행동은 지극히 평범할 지도 모른다.

 

아무쪼록 탁월한 작가의 필력을, 우스꽝스러운 발상과 표현을 눈으로 만나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