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고요수목원의 설립자이자 에세이 <아침고요 산책길>을 펴낸 한상경 저자는 이번 개정판을 통해 사계절 다양한 모습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수목원을 소개하며 그 속에서 우리의 인생과 닮은 듯한 여러 식물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5월의 정원을 향기롭게 하는 라일락(봄), 다른 꽃들이 피고 지는 동안 넉넉한 여유를 보이는 백일홍(여름), 안개 낀 가을날 피어 있는 꽃향유(가을), 겨울 정원을 밝혀주는 빨간 열매의 낙상홍(겨울) 등 작가가 소개하는 꽃과 식물들은 저마다의 고유함을 지닌다는데서 매력적이다. 또한 독자들에게 이번 에세이는 22개나 되는 정원 속에서 단순히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공부하고 감상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해준다.

젊은이들이여, 누군가가 첫눈에 당신을 사로잡아 당신의 마음이 흔들릴 때 양지쪽에 다소곳이 머리 숙인 할미꽃을 생각해라. 그러면 겹겹이 옷을 입은 사람들 속에서 당신의 눈이 조금은 더 밝아질 수 있을 것이다. (p.64)

부드럽고 겸손해 보이는 할미꽃의 이면에는 강한 독성을 품은 뿌리가 땅속에 숨겨져 있다. 우리는 이러한 할미꽃을 바라보며 매사에 신중해야 하는 가르침을 얻는다. 궃은 날씨 속에서 피어나는 꽃에서 우리는 인내를 배운다. 한상경 저자의 에세이 <아침고요 산책길>을 따라 걷다보면 어느새 우리 인생을 꼭 닮은 정원 이야기에 흠뻑 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