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인공지능이란 무엇인가

작년 가을에 구입한 책인데 다른 책들에게 밀려서 이제야 읽게 되었다. 과학에 대한 무지와 두려움, 그리고 회피. 그러는 사이에 4차 산업혁명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어졌다. ‘미래의 행복’을 위한 ‘오늘의 준비’를 위해 책을 폈다. 카이스트 김대식 교수의 차분하고 정돈된 설명으로 인공지능의 개념과 바탕이 된 철학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알파고 이후 우리 사회는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두 부류로 형성되고 있다. 유토피아적 낙관주의와 인간의 일자리와 생존을 위협한다는 디스토피아적 사고. 이 책을 선택하게 된 동기 역시 마찬가지!

 

서양철학은 2,500년 동안 기호와 규칙을 통하여 이 세상의 모든 비밀을 알아낼 수 있다고 여겼다. 파르메니데스에 따르면 ‘자연이 하나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졌고, 헤라클레이토스에 의해 ‘일상생활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고 무언가가 뒤에 있다. 그것이 자연이다. 헌데 자연은 숨으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자연을 찾아내야 한다’고 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연을 알아내는 도구들을 만들어낸다. 물리학, 형이상학, 정치학, 경제학 등등. 이러한 도구들을 연결해주는 도구인 논리학까지.

라이프니츠의 이진법을 조지 불은 ‘불의 논리’로 문법을 만들었고 고트로브 프레게는 명제와 같은 보편적 규칙으로 발전시켰다. 그 다음이 앨런 튜링에 의해 튜링기계가 등장하고 이후 2차 대전이 지나고 1956년 다트머스 칼리지에 모인 수학자와 과학자들이 컨퍼런스를 하는데 여기서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다.

 

우리가 정보를 수용하는 도구인 눈, 코, 귀가 너무나 많은 문제를 갖고 있어서 뇌는 눈, 코, 귀가 주는 정보를 그대로 믿지 않게 되었다. 뇌가 오감을 통해 정보를 획득한다는 것은 뇌가 해석을 한다는 것이고 해석을 한다는 것은 실수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대 뇌과학에서는 인간의 믿음, 생각, 지각, 느낌, 기억 대부분이 착시현상일 거라고 생각한다. 착시현상이 나쁘다는 게 절대 아니고 오감이 전달해준 정보, 내가 실질적으로 경험한 거에 플러스알파로 해석이 포함되어 있어서이다. 지금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은 인풋input이 아니고 아웃풋output이다. 이미 계산이 다 끝난.

 

인간은 다양한 강아지를 보고 보편적인 강아지를 인식할 수 있는데 왜 기계는 강아지를 보편적으로 이해하지 못할까?

결국 최근에서야 2,500년 동안 시도했던 기계에 지능을 넣는 방법이 잘못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리는 현실이라는 우주에서 가장 큰 빅데이터를 통해 경험하고 학습하여 지능을 얻는다. 현재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방법, 인간의 지능을 모방한 인공지능이 구현될지도 모르겠다고 기대하는 방법이 딥러닝(인공지능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이다.

 

딥러닝은 더 이상 인간이 기계에게 세상을 설명하지 않는다. 세상에 관한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그냥 집어넣어주는 것이다. 기계는 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 즉 빅데이터를 자체 인공신경망 구조를 통해 스스로 학급한다. 무엇을 학습하느냐? 이 데이터에 포함된 통계학적 정보에 대해 점점 더 압축된 표현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학습이라고 한다.

 

딥러닝의 ‘할아버지’격 되는 프로그램은 1957년 천재 과학자 프랭크 로젠블라트가 발명한 퍼셉트론Perceptron이다. 현재의 딥러닝은 상당히 층수가 깊다. 인간은 10~20층이고 알파고는 48층 높이의 인공신경망을 썼는데 2015년 최신 딥러닝은 층수가 152층까지 발전됐다. 층수가 높을수록 더 추상화된 정보를 표현할 수 있다고 했으니 어쩌면 사물 인식을 인간보다 더 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약한 인공지능을 조금 더 엄밀히 말하자면 ‘인지자동화’라고 볼 수 있다.

무인자동차(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1) 카토피아(CarTopia) : 자동차들이 최적화되어 거리를 다닌다. 기름도 적게 들고 10센티 간격으로 운행이 가능해서 공기저항이 줄어 효율이 높아진다. 또한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고 공유하면 차가 90퍼센트 줄고 사고율도 90퍼센트 줄어들 것이다. 자동차 내의 안전장치들을 모두 갖출 필요가 줄어 자동차의 중량이 줄어들어 선순환이 계속 될 것이다.

2) 카디스토피아(CarDystopia) : 자동차의 이용시간이 늘게 된다. 나이든 사람, 장애인, 어린아이 등 운전을 못하는 사람도 차량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를 이용한 여행도 증가한다. 자동차 산업의 입장에서는 유토피아가 될 것이다.

 

현재의 자동차 산업은 90퍼센트가 하드웨어고 10퍼센트가 소프트웨어이다. 미래의 자동차는 40퍼센트가 하드웨어고 40퍼센트가 소프트웨어, 20퍼센트가 콘텐츠로 구성될 것이다. 운전자들이 할 일이 없어서 엔터테인먼트가 필요하게 될 것이다.

“We do not plan to become the Foxconn of Apple” Dieter Zetsche, CEO Daimler, IAA 2015

 

인공지능의 두 가지

1) 약한 인공지능 : 세상을 알아보고 알아듣고, 이야기하고, 글을 읽고 쓰고, 정보를 조합하고, 이해하는 것을 사람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수행하는 인공지능

2) 강한 인공지능 : 약한 인공지능의 능력에 플러스알파로 독립성이 있고, 자아가 있고, 정신이 있고, 자유의지가 있는 기계. 강한 인공지능은 현재로선 SF이다. 가능하다는 증거도 없고 불가능하다는 증거도 없다. 스티븐 호킹은 인공지능이 생기면 인류가 멸망한다고 했고, 엘론 머스크는 핵폭탄보다 더 위험하다고 했다. 공리적인 입장에서, 인간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 지구를 전체로 볼 때 더 낫다고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

 

이제 마지막으로 김대식 교수의 결론을 소개합니다.

-강한 인공지능은 어차피 다 SF입니다. 하지만 약한 인공지능은 100퍼센트 실현됩니다. 앞으로 닥칠 미래가 있는데 인간이 이미 기계 같은 삶을 살고 있다면, 기계한테 100퍼센트 집니다. 결국 우리가 기계에게 이기기 위해서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야겠죠. 다시 말해, 내가 하는 일이 이미 기계 같다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인간이 가진 유일한 희망은 ’우리는 기계와 다르다‘입니다. 그 차별화된 인간다움을 가지고 살아가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