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넘도록 식지 않는 열정을 간직한 연인 엘리엇과 일리나. 아이를 갖고 싶어하는 그녀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그. 서먹하게 헤어진 엘리엇 앞에 홀연히 나타난 60대 노신사는 놀랍게도 본인이 30년 후 엣리엇 자신이라고 소개하는데...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 엘리엇은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고, 엄청난 대가에도 불구하고 가혹한 운명을 거스르고자 하는데...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이란 과연 있는 것일까?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는 소설에서 무수히 사용되어 왔다. 그럼에도 또 이 이야기를 읽은 것은 그만큼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엔 시간여행을 하여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으면 미래가 무조건 좋은쪽으로 변할거란 상상을 하곤 했지만 이제는 시간여행에 대한 환상같은건 사라진지 오래다. 이 책 역시 환상같은건 심어주지 않았다. 시작하자마자 단숨에 읽어 내려갈 정도로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끝에 가서는 씁쓸함을 남기는 흔한 교훈으로 끝을 맺는다. 읽으면서 작가가 운명론자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해줘’ 도 그랬고 운명에 관해 지속적으로 글을 쓰는 걸 보면 운명론자이지만 그 운명을 바꿀 수 있기를 바라는지도 모른다. 정해진 대로만 살아간다면 우리 인생이 너무 무의미할테니까... 어딘지 모르게 영화 ’나비 효과’ 가 떠오르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