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을 누구한테도 얘기하지도 않았지만, 마치 누구나 알고있다는 듯이 생일선물로 책을 받았습니다. 그 책이 바로 '빗속을 질 주하는 법' 이었습니다. 요즘같이 우유부단하고, 갈피를 못잡는 심정을 친구가 알아채고 선물로 주었던 것이었을까요. 그게 아니라면, 요번 기회로 비속을 미끄러지지 않고 질주하는 방법을 제시해주려는 신의 계시가 있던 것이었던 걸까요. 아무렴, 어떤의미에서든지 좋으니, 상관없지만요.

책중에서 소설이나 시를 읽다보면, 매번 감탄하는 것이, 참 보잘 것 없이 생각했던 사물이나 사건으로부터 많은 삶의 지혜를 깨닳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하다못해 어린이 동화 중 '강아지 똥'에서는 정말 보잘 것 없이 보이는 '똥' 조차도 민들레 꽃이 필 수 있는 중요한 거름으로 쓰이는 모습을 볼때면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하고 말이지요. 
빗속을 질주하는 법은 그런 사소한 사물에서 우러나오는 삶의 지혜와는 조금은 다르지만, 레이싱을 인생에 비유하여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에서 재밌고도 따뜻하게 읽었습니다.

3. 레이싱에서 성공을 거두려는 드라입버라면 기억해선 안된다.
6. 레이싱 제1규칙 : 차가 충돌했을 때에는 움직이지 말고 다른 차가 먼저 지나가게 한다.
10. 차가 딱 타이어만큼만 작동된다는 점을 명심하는 게 중요하다.
14. 차는 눈이 가는 곳으로 간다.
16. 우리에게 기운을 주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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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레이싱은 훈련과 지략의 싸움이다. 
단순히 누가 더 속도를 자 내는지 겨루는 경기가 아니다.

단락마다 번호가 매겨 있고, 그 아래의 내용을 함축적으로 묘사한 듯한 레이싱의 규칙은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기욤 뮈소의 소설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씌여있는 글들은 소설의 내용을 읽는 또다른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읽었던 책 '구해줘' 였는지, '당신, 거기있어줄래요' 였는지는 모르고, 어느 부분에 쓰여있는지 조차 모르지만 '오늘이 내 남은 인생의 첫날이다.' 라는 글이 써있던것으로 기억납니다. 읽는 순간, 짧은 문장이 뇌속을 살짝 스치며 짜릿하게 했던 느낌이었습니다. 단순히 레이싱의 요령을 말하기 보단, '인생=레이스' 라는 작가의 인식이 독보여였습니다. 특히 제목이기도 한 '빗속을 질주하는 법'은 인생에서의 빗속을 질주하는 법을 포함하고 있기도 합니다. 

	'내가 증명할 것은 앞에 있다.' 운명을 만드는 건 우리 자신이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알든 모르든 결국 우리의 성공과 실패는 바로 우리 자신이 가져온다는 것이다.
페이지 : 48

빗속을 질주하기 위해서는 먼저 두려워 하지 말하야 한다고 합니다. 위의 말처럼 자신이 어떻게 느끼고, 받아들이냐가 곧바로 결과를 직시한다는 점 처럼, 이 소설의 끝 결말처럼 불확실하고,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고 집중할 수 있는 믿음이 바로 빗속을 달릴 마음가짐이라 할 수 있겠지요. 8시간, 12시간, 25시간동안 계속되는 레이스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버텨내는 끈기와 집중력이야 말로, 승리할 수 있는 이유라는 책의 설명대로, 인생에서의 빗길을 달리는 방법은 침착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자신에 대한 믿음과 의지가 당연 중요한 듯 합니다.

'레이서라면 비를 두려워하지 않고 포용해야 한다.' 

뜬금없이 가수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 이 떠올랐습니다.  
태양을 피하고 싶었도, 계속 내리쬐는 태양이 있듯이, 세상에는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 마냥 단것을 먹고 쓴겉을 뱉고서야 살아갈 수 없다는 점은 마치 유명한 문구를 떠오르게 합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아마 레이서의 마음가짐이며, 사람이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란 위 9자를 말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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