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처음 먹었던 때는, 아마 중학교때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부모님이 가끔 와인을 즐기시고는 하셨는데, 붉은 빛깔과 와인잔 너머로 은은히 뿜어오는 와인 향기가 매혹적으로 느껴졌던지라, 냉큼 부모님의 허락을 받고, 한 모금을 들이켜보았습니다. 하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떫고 씁쓸한 맛이 입안에 있는 살들을 쪽쪽 빨아들이고는 사라지고마는, 이상한 맛이었습니다. 포도주스보다는 한 층 고급스러운 맛을 내겠거니, 하는 생각과는 다른 맛이었기에 그 다음부터는 입에도 대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마셨던 것이 대학교를 들어오고 나서 방학때 찾아가게된 ’주류박람회’ 때 였던거 같은데, ’아르헨티나’  부스에서 비싼 와인이라며 마시게된 와인이 있었지만, 온갖 소주, 양주, 맥주, 복분자주, 매실주 등으로 입안을 적셔놓은 상태였기 때문에서였는지, 무슨 맛으로 와인을 마시는지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금년 추석때 였습니다. 부모님은 외갓집으로 방문을 가시고, 집안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있었는데, 식탁위에 올려있는 청주가 끌리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한 잔, 두 잔..그렇게 홀로 들이켰는데, 기분이 갑자기 좋아져 집안에 있던 이름모를 와인을 꺼내서 한번 마셔보았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이제까지 느끼었던 와인과는 전혀 다른 맛이었던 것이었습니다! 달지도 않고 쓰지도 않은 적당한 선에 오가는 향이 혀를 적시고 포도쥬스보다는 한 층 고급스러운.. 그런 맛이 났던 것이었죠. 그리고 그 날 이후로 와인을 마실 기회는 없었지만, 책에 선명하게 소개된 와인병과 작가의 테이스팅 노트가 ’그 때’의 와인 맛을 설레게 했습니다.


사실 와인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식이 없었기에 읽는 것이 부담되기도 했지만, 정글북님이 보내주신 소중한 책이었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읽어보았습니다. 다행히, 책 맨 뒷장에는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용어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었기에, 와인의 대한 설명에 있어서, 어렵거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없었습니다. 게다가 와인에 대한 설명이 빽빽히 적혀있기 보다는, 그 와인에 얽힌 사연과, 인기있는 이유등을 알려줌으로써, 와인이 한 층 친근하게 느껴지고 가깝게 느껴지도록 했습니다.

무엇보다, 와인과 함께 소개되어 있는 ’와인에 맛’에 대한 설명은 읽는 것만으로도 입이 ’떡’ 하고 벌려지는 것이었습니다.! 

	아이스 와인의 첫입맛은 매우 달다. 설탕 폭탄이 터져서 입 안 가득 감미로운 소나타를 선사한다. 그러다가 곧 깔끔한 산미가 나타나 입천장과 혀의 감미 잔재를 말끔히 치우고 개운함을 노래한다. 꿀벌이 흠모할 감미와 면도날처럼 예리한 산미의 조화가 자아낸 맛의 균형이 잔잔히 흐르며 긴 여운을 남긴다.
페이지 : 43

위에 나온 글처럼, 와인의 맛에 대한 평가와 음미하는 깊이를 표현하는 부분이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죽기전까지만이라도, 이런 소름끼칠만한 맛을 맛볼 수 있다면야.. 여한이 없을 것 같습니다. 













 책의 구성은 국내에서 가장 잘 팔리는 와인의 순서를 1위~100위까지로 매기고, 그 와인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사연 혹은 그 와인이 만들어지는 지형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그리고 그 와인에 대한 정보를 윗쪽 사진과 같이, 와인병의 모습과 함께 요약해두었는데 기입되어 있는 정보는 1.종류, 2.생산지, 3.생산자, 4.품종, 5.적정 음용온도, 6.스타일(타닌,산도,당도) 7.테이스팅 노트, 8.어울리는 음식, 9.판매가격, 10.전문가 평가 및 수상 경력, 11.업그레이드 와인 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와인들과 비교할 수 있도록 합니다. (가장 민감한 ’가격’에 대한 정보는 항상 와인에 대한 저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때문에 게속 책을 읽다가도, 다른 와인과 비교하기가 쉽기 때문에 나름대로의 마시고 싶은 와인에 대한 순서를 쉽게 고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어서 결국은 사지 못했다죠..)

	"맛있는 와인은 도대체 어떤 맛인가?" 초보자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맛있는 와인에 대한 정의를 묻는 셈인데 꽤나 답하기 힘든 질문이다. "맛이다"는 느낌은 너무나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속물적이긴 하지만 가장 손쉽게 구별하는 방법은 가격이다. -한마디로 비쌀수록 맛있다는 얘기다.
페이지 : 116

책을 읽다보면, 아무래도 가격 부분에 대해 민감할 수 밖에 없는데, 대체적으로 2~3만원선의 와인이 소개되어있어서,  한번쯤 소개글을 읽으면서 맛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반면 아주 비싼 와인도 소개되어 있었는데, 사토 라루르라는 2001년도 와인은 가격이 옆에 있는 사진에 명시된 것 처럼 ’판단 불가’ 인것도 있었기에 도대체 "어떤 맛이란 말인가!" 는 궁금증과 상상으로 눈이 반짝반짝해지기도 했습니다. "비쌀수록 맛있다"는 저자의 말처럼 아무래도 맛있는 와인을 소개하고픈 저자의 마음때문에서였는지,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매우빈싼 (10만원, 30만원, 100만원) 와인 또한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갑자기 와인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정도로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고, 지루하지도 않은 책으로 와인입문서로써도 제 역활을 다 할만한 책입니다. ’손님을 대접했을 때 좋은 와인’, ’연인들끼리 마시기에 적합한 와인’, ’특별한 음식과 어울리기에 좋은 와인’ 등이 소개되어 있기때문에 두고두고 보고, 이용하기에 실용적인 도서가 될 것 같습니다.!




▲와인의 맛이란...이런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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