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재밌는 여행도서를 읽었습니다.! 마치 어눌한 스페인어를 구사하는 한국인 여행가이드를 옆에 두고 다녀온듯한 여행같았고, 친근하고, 발랄하게 라틴아메리카를 빙~ 돌고온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여행도서는 거의 읽어본게 없어서 여행도서라면 딱 ’이렇다’ 라고 말 할 수 있는 것도 없었지만, 왠지 여행도서라면 저자의 여행지에 대한 정보가 빠삭하고 빼곡하게 적혀 있어야 하지 않을까는 생각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바람샤워 in 라틴’ 을 읽으면서 ’모름지기 여행이라면 여유있고, 정감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딱 들어버렸습니다.
대게 여행을 가다보면 ’이 곳에 왔으니 적어도 ’요로코롬’한 느낌을 가져야 하고, 저 곳에 가면 적어도 ’이렇코롬’ 한 느낌을 가져야 한다.’ 강박관념이 들기 마련인데 책의 내용이 워낙 술술 넘어가다 보니, 지루해질때는 쉬고, 떠나고 하는 식의 저자의 여행이 보는 사람에게도 여유있게 소개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게다가 여행하면서 만나게된 여행객들과 친해지고, 연락도 주고받으면서 만남을 갖는게 세계인들과 친구가 되는 글로벌한 마인드가 너무 부러워졌습니다. ’나는 언제쯤 이런 여행을 하고 세계인들과 떠들 수 있을까?’ 생각에 냉큼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음은 물론입니다.
 














게다가 방대한 분량의 사진들이 지은이의 여행기와 함께 소개되어 있었는데 라틴아메리카의 매력이 물씬 묻어나고, 만화가인 작가 답게 3컷, 4컷의 만화로 라틴아메리카에서 있었던 자잘한 사연들이 그려있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읽고나서 생각하건데, 이 책은 여행기행문이라기 보다는 만화책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만화가 아주 많이 실린것은 아니었지만, 작가의 글투가 마치 만화같이 써있어서 말이 쭉~ 이어진 일반 도서들과는 다르게, 귀여운 글씨체(?)가 불쑥불쑥 튀어나와있고 마치 어떤 말많은 꼬마가 옆에서 재잘재잘 떠들듯이 글이 써 있어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처음에는 이런 말투가 익숙하지 않아서 거북하기도 하고,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점점 읽으면 읽을수록 묘한 재미가 붙어버렸습니다.














사진과 만화뿐만이 아니라, 삽화로 그려져 있는 그림도 참 매혹적입니다. 중간중간에 있는 그림들이 여행의 낭만에 한층 분위기를 더했습니다. 그림도 그리고, 여행도 하고..... 돈에만 굶주리지 않았다면 아마 누구나 이런 여행을 꿈꾸고 평생을 하게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행하면서도 신발밑창에 돈을 숨겨넣거나, 양말속에 돈을 꾸겨 넣는 둥, 숨겨진 돈이 매번 책 속에 언급될때마다 웃음이 나오기도 했지만, 여행하는데에 있어 일단은 생명 다음으로 돈이 중요하구나..는 뜬금없는 생각도 들기도 했고, 군대다녀오기 전까지는 냉큼 여행을 떠나야 할 터인데, 내심 걱정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라틴아메리카가 정말로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예전에 체 게바라 평전을 읽었을때도 그랬고, 국내에서 전시했던 ’라틴아메리가 거장전’ 미술전시품을 볼때도 라틴아메리카를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 이후로도 다시 가보고싶은 욕망이 가슴속에서 붉어지기만 합니다. 동그란 지구에서 우리나라 아래로 길다랗게 통로를 뚫어면 아르헨티나로 뻗어진다고 한다던데, 과연 지금 제 위치의 반대편에 있는 공간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까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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