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MG! 이 책을 분명 마케팅 코너에서 알게됐고, 당연히 브랜드,마케팅 관련 책일 줄 알았는데 안타깝게도 시/에세이 책이란다. 경제 파워북피니언으로써 대단한 미스가 난 선택이 아닐 수 없다. 이러다가 경제관련 책 6권을 언제 읽을련지 모르겠다. 아무튼, 하루만에 그것도 쉬는시간에 뚝딱 읽어서 기분좋았다. 이제석을 알게된 것은 서점이었지만 연달아서 알게된 것은 '아름다운가게'를 통해서였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그 유명한 '초콜릿' 공익상품 광고를 만든 사람이 바로 이제석였는데, 요즘 한창 가게일에 열정을 바치고 있는 내게 반가운 이름으로 들렸다. 그가 광고천재이던 바보던, 함께 일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광고천재라는 별명 속에서는 광고바보라는 수식또한 숨어있다. 정말 미친듯이 광고를 위해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남들과는 다른 사고, 미국 SVA에서 온갖 굴욕을 당하면서도 끝까지 자기고집을 내세우는 똥배짱. 돈보다도 하고싶은 일을 찾아서 한국으로 돌아온 낭만파 정말 치명적으로 매력적인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학벌이 걸림돌이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편으로 조금 침울해지기도 했다. 역시 우리나라는.. 간판인가. 

 

한국에서 안통했던 그의 광고들이 미국에서는 통하기 시작한다. 온갖 광고와 관련된 상을 모조리 싹쓸어버리는 그는 자기자신에 대한 확신을 되찾았다. 원래부터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으니 마치 '내가 뭐랬어 난 이렇게 될꺼라니까' 라고 대답하는 것 같다. 정말 폼나는 삶이란 그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책 표지는 아마도 그가 생각했던 가장 최고의 광고인 모양이다. 윈쇼2007광고제 공모전에서 금상을 차지한 광고. 실은 이 광고보다도 개사료 광고가 더 재밌고 내게는 좋았다. 뚱뚱한 개와 고양이들이 가축처럼 살찐 모습들..

 

광고=돈 이라는 수식에서 벗어나 공익활동을 하는 그가 너무나 멋졌다. 자기자신만을 위한 광고에서 벗어나 모두를 위한 광고,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광고를 만드는 그가 참 따뜻하게 느껴진다. 그가 만들어준 광고때문에 우리가게에서 파는 공익 초콜릿이 날개를 얻은 것 같다. 솔직한 초콜릿. 먹고 이 닦으라는 충고를 해주는 초콜릿은 아마 이 세상에서 아름다운가게 초콜릿 밖이 없을 것 같다. 머리를 후려치는 듯한 광고를 보고 있자니 살짝 피곤해질 법도 한데, 더 얻어맞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나는 역시 좀 맞아야 정신을 차리는 사람인가 보다.